자랑스런 언론노조 조합원 여러분! 먼저 지난 일년 동안 조합원 여러분의 각고의 노력에 대해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숙원이었던 산별 출범의 기쁨을 나눌 틈도 없이 우리는 언론개혁투쟁으로 달려갔습니다. 명동성당의 농성장에서 프레스센터 앞에서 국회 앞에서 그리고 신문 방송사에서 우리는 함께 싸웠습니다. 그 투쟁의 현장과 현업 속에서 우리는 언론개혁과 산별노조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회의와 토론회, 집회가 거의 매일 계속됐고 쓴 소주로 밤을 지새기도 했습니다. 뒤돌아볼 겨를도 없는 1년이었습니다. 거듭 조합원들의 노고에 대해 머리 숙여 감사를 표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개혁활동은 이제 시작입니다. 지난 일 년 우리의 노력에 비해 성과가 크지 않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일제 식민지와 분단체제에 편승한 거대한 기득권 세력에 하나의 파열구를 냈을 뿐입니다. 그러나 그 시작의 위력은 대단하다고 확신합니다. 언론개혁이나 신문개혁이라는 말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말이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신문개혁은 꼭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불과 1년 전을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의 주변이 언론환경이 얼마나 많이 바뀌었습니까. 모든 부문에서 언론개혁은 진전되고 있고 또한 그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입니다. 조합원 여러분! 이제 우리는 우리 내부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부끄러운 것은 없는 지, 언론인으로서 본분을 다 하고 있는 지, 불편부당 정론직필(不偏不黨 正論直筆)에 최선을 다 하고 있는 지 등에 대해서 말입니다. 돌아보면 오늘 한국의 언론은 우리 언론인 스스로 자초한 바 크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권력과 자본으로부터 그리고 특정 사주로부터 의연하지 못한 언론은 더 이상 언론이 아닙니다. 다시금 언론개혁의 완성은 언론 내부로부터의 개혁에 의해 완성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언론인 자정선언은 그래서 중요합니다.산별 출범 일 년을 맞았지만 우리에게 산적한 과제 또한 많습니다. 언론개혁투쟁에 주력하느라 산별 체제의 정비 문제에 소홀했던 점 조합원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또한 산하 지부 임·단협에 대해 산별노조로서의 실질적인 지원이 부족했던 점 역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그런 속에서도 우리는 하나의 노조로서 정체성을 확립해나가고 있습니다. 산별 체제의 정비와 관련해 우리는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해결해 나갈 것입니다. 한편으로 언론 산별의 출범 목적이 기업별노조의 한계 극복과 언론개혁에 있는 만큼 산별노조로서의 본격적인 활동은 지금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론개혁과 산별노조 강화는 별개의 사안이 아니라 하나의 문제입니다. 건강한 노조가 건강한 언론을 만듭니다. 우리는 산별노조를 건설할 때의 그 첫 마음으로 내년을 맞고자 합니다. 밖으로 언론개혁을 가로막는 권력과 금력, 특정 사주와 맞서고 안으로 우리 스스로의 자정실천을 통해 언론개혁을 완성하겠습니다. 그 속에서 언론노조는 더욱 힘있는 산별노조로서 거듭나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조합원들의 건투를 빕니다.2001. 11. 24.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보 317호(2001.11.28)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