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련에서는 지금'…역시 돈이다/ 돈의 낯짝에는 체면이고 뭐고/ 양심이고 뭐고 없다// 돈의 얼굴에서 인간성을 찾는 것은/ 갈보의 그것에서 처녀성을 찾는 것처럼 무익하다'고 김남주는 시 '침 발라 돈을 세면서'에서 일갈했다. 새해는 부끄러움에서 시작됐다. 오염된 자본주의를 먹고 살찐 비만환자들이 검찰청의 포토라인 이쪽에서 저쪽으로 넘어가는 모습을 국민들은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언론이 권력이어서는 더 이상 언론이 아니기에 언론노련은 지금 자존의 회복에 몰두한다. 수서비리, 한보비리, 보사부촌지사건, 그때마다 자정선언은 나왔고 윤리강령은 만들어졌다. 그러나 처벌조항이 없어 실천이 뒤따르지 않은 공염불이고 헛구호 였다. 쉬 망각의 강을 넘어 스스로 설정한 도덕성의 한계는 자꾸 무너져 왔다.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손무가 궁녀 한사람의 목을 침으로써 사열을 해 보이듯, 지금은 도덕성에 호소할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강제할 강한 힘이 필요한 때다. 다음달 1일 대의원회에서 언론노련은 윤리위원회를 구성 운용하고, 단협에 유가증권의 보유현황을 공개토록 동지들의 뜻을 모으고자 한다. 먼저 '윤태식게이트'에 연루된 전원의 명단을 공개하는 작업을 추진할 것이다. 다시 규약을 개정하고 단협을 강화하여 제도적으로 비리를 차단하는 방안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산별노조의 조직정비는 풀어질대로 풀어져버린 언론노동자들의 본연의 마음을 회복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되겠기 때문이다./ 언론노보 321호(2002.1.26)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