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호경사장 마침내 물러나다지난 18일 임기 8년 채우고 … "CBS 새출발 계기로"3연임 불씨, 265일 파업 6·26합의정신 실천이 과제 노조 재단이사회 저지 "사장님 아닌 목사님이라 부르고 싶다"CBS 권호경 사장이 마침내 물러났다. CBS 재단 이사회가 18일 임기 만료된 권호경 사장 직무대리에 한국연 경영본부장을 임명함으로써, 노조로부터 거센 퇴진압력을 받아온 권사장이 8년간의 임기를 끝내고 사장에서 퇴임했다. CBS지부는 이날 '재단이사회와 한국교회에 드리는 사과문'을 통해 "이제는 신앙 안에서 목사님으로 부르고 싶다"며 "기독교방송의 새로운 출발과 도약을 위해 목사님께서 진심으로 기도해달라"고 밝혔다. 지부는 2000년2월 '축 총선승리' 화분사건으로 노사의 극한대립이 촉발돼 너무 오랫동안 적대적 감정만 키워왔다면서 개인의 명예가 손상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전했다.지부는 또 재단이사회와 한국교회성도 청취자 여러분께 용서를 구하면서 '오랜 상처를 치유하고 사랑과 정의가 내부에서 흘러 넘치는 '빛과 소금의 소리'가 되기 위해 노사를 떠나 협력하고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민경중 위원장은 "지난 99년 4월 33일간의 파업을 벌인데 이어 이듬해 10월부터 한국언론사상 최장인 265일간의 파업을 벌이고, 두차례 사장선임을 위한 재단이사회가 무산된 것등 벼랑 끝에 몰린 기독교방송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라며 누가 옳고 그름을 떠나 권 사장의 퇴임은 CBS노사가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CBS지부는 지난 15일 재단이사회에서 사장선임안건이 무산된 직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노조에 대한 고소고발, 용역깡패 동원에 앞장서온 권사장 최측근인 한 본부장이 사장 직무대행으로 선임될 경우 더욱더 혼란스러운 상황이 야기될 수도 있다"고 밝혀, 권사장 측이 한 직무대리와 함께 또다시 3연임을 위해 파행적 상황으로 몰아갈 가능성은 남아있다. 한편 18개 교계단체로 구성된 CBS 정상화를 위한 기독교대책위원회(위원장 홍성현, 홍근수)도 20일 성명을 통해 "권호경 사장의 퇴임을 계기로 사태 당사자들 간의 대화가 재개되어야 한다"며 재단이사회의 "6.26합의의 성실 실천"을 촉구하고 "CBS노사가 새로운 사장을 선임하기 위한 '대행 체제'가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다시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당부"했다./ 언론노보 323호(2002.2.23)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