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련에서는 지금지난달 27일 새벽, 방송위원회 노사간의 극단적인 대치상황이 극적인 타협으로 종료됐다. 지부 집행부의 철야농성 6일만의 일이다. 비록 정통부 차관 출신의 낙하산식 임명 반대를 관철해 내지는 못했지만 노사가 합의한 내용을 보면 상당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정책실명제와 위원회 모든 회의의 속기록 공개는 방송위원회 정책 결정의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는 획기적인 성과물로 평가된다. 지난달 21일, KBS본부 이용택, 강철구 집행부가 퇴진을 선언함으로써 무려 1년 2개월에 걸친 KBS본부의 문제가 해결되게 됐다. 이로써 언론노조 최대 조직인 KBS본부의 정상화가 급물살을 타게됐다. 이 과정에서 확인한 언론노조의 법적 위상의 확인은 여타 산별조직에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언론노조는 KBS 본부가 그간의 아픔을 조속히 씻고 90년 방송민주화의 투쟁정신을 회복하는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지난달 28일 CBS 권호경 전 사장의 3선 연임 이사회를 CBS조합원들의 비폭력 무저항 운동으로 좌절시키는 쾌거를 이루어 냈다. 권호경 전 사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음에도 불구하고 3선을 시도하는 권력욕을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법원에서 이사회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자 CBS 사측은 용역을 불러들여 물리적 충돌을 야기하려 했으나 일부 양심적 이사들의 반대로 인해 용역진입이 좌절되기도 했다. 새해들어 이어지는 언론노조 사업장의 연이은 쾌거는 언론노조가 명실상부한 산별조직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성과이자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또한 모든 승리의 단초는 최 일선 현장 조합원들의 단결력이라는 진실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이 단순한 진리가 새봄 새삼스레 느껴진다. / 언론노보 324호(2002. 3. 6) 1면
저작권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