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동지들을 찾아서 - MBC계약직지부"쟁취! 고용안정" 차별 깨고 함께 나간다임금 20%인상, 계약직협의회 신설 성과 "비정규직 자존심 상처 가장 힘들어" MBC계약직지부는 일간스포츠지부와 함께 산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지부 설립 승인을 받았다. 특히 3년 이상 근무하고 있는 일반 계약직과 3년 이하 근무자인 한시계약직으로 구성된 비정규직 노조라는 점에서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지부는 출범 1년 남짓 밖에 안된 신생 비정규직 노조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난해 임금 20% 인상과 노사 참여 계약직협의회 신설 등 고용불안을 다소 해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홍수 지부위원장은 "주변에서 모두들 파업도 안하고 20% 인상을 따냈다고 감탄하는데 사실 올린 금액이 정규직 평균임금의 30∼35% 수준에 불과하다"며 "워낙 수준 차이가 컸기 때문에 단순히 인상률만을 놓고 평가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비정규직에 대해 은연중에 깔려 있는 생각들을 읽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고 속내를 비치면서 "물론 노조가 결성된 지금도 차별적 시각이 극복되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지난해 언론노조와 MBC본부가 앞서 이뤄놓은 성과가 바탕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노조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80년대 초반부터 계속되어 오고 있었다. 계약직사우회가 회사측과 유일한 대화통로 역할을 해오고 있었지만 친목단체의 한계를 극복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았다. IMF 이후 구조조정의 빈자리가 비정규직으로 충원되면서 구심점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우리들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고용안정과 생계보장입니다. 얼마 전 20년 근속근무를 해온 조합원이 휴가를 신청했는데 단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절반만 가라고 하더랍니다. 목이 왔다갔다하면서 일한 20년 세월을 보냈는데 기여도나 능력과는 상관없이 단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존심에 상처를 받고 있습니다"라고 지부 집행간부와 대의원들은 한결같이 토로했다. 노조가 생기면서 매번 써야 했던 계약서를 이젠 쓰지 않아도 되긴 했지만 초석을 다졌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약직지부 집행부들은 취업규칙 제정등 할 일이 많다. 새삼 조합 사무실 벽을 장식하고 있는 "쟁취! 직급제, 신분전환, 고용안정, 생계보장"이라는 구호가 이들의 절실한 희망임을 느낀다. - 이영순기자/ 언론노보 325호(2002. 3. 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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