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위임 받아 13일 1차 회의
연맹, 권사장 퇴진문제 경총 나설 이유 없다.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각각 CBS노사로부터 임단협 교섭권을 위임받아 13일 오후7시 CBS에서 1차 협상을 벌였다. 연맹이 경총과 산별 교섭에 나선 것은 지난해 12월 스포츠조선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교섭은 연맹 측에서 최문순 위원장을 대표위원으로 민경중 CBS위원장 등 10명이, 경총에서는 김영배 상무를 대표로 권호경 사장 등 10명이 공동교섭위원으로 참가했다.
연맹은 CBS 사태의 발단이 공사의 구분을 못하는 권사장의 부적절한 처신에서 비롯됐다고 밝히고 "경총이 단순한 임단협으로 판단, 여기에 개입할 사안이 아니다"고 위임거부를 요청했다.
연맹은 특히 이번 권사장 사태를 계기로 '사장·임원·간부 등이 불공정방송과 부적절한 행위를 했을 경우 직원들이 불신임투표를 실시'하는 규정을 단협에 포함, 굴욕적 처신을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맹 교섭단은 이에 앞서 지난 7일 CBS 사측과 5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에 나서 "그동안 권호경 사장이 보여준 권력에의 아부는 언론인으로서 치욕적인 모습이었다"고 강조하면서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권사장은 "교계의 임명을 받았으며 임기가 1년8개월 남아 물러날 수 없다"고 응수했다.
한편 회사측은 노조로부터 교섭권을 위임받은 언론노련이 지난 1일 상견례를 겸한 첫 교섭회의를 요청한 데 대해 협상장소를 아예 폐쇄해 회의 자체를 무산시키는 등 상식이하의 태도를 보여 언론노련 측으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언론노련은 회사측에 공문을 보내 공식 항의했으며 이같은 사태가 재발할 경우 강력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언론노련은 이에 앞서 지난 1일 CBS 직원들과 언론노련 산하 서울지역 단위노조 위원장, 시민단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권호경 사장 보복인사 규탄 및 CBS 살리기 결의대회'를 갖고 권호경 사장의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했다.
/ 언론노보 283호(2000.6.1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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