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박정훈 사장, 당신에게 지상파방송은 무엇인가?    

 

 입만 열면 방송 위기를 거론하던 SBS 박정훈 사장이 SBS 노사관계를 파탄낸 데 이어 위기 극복을 위한 지상파방송사 공동 대응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고 나섰다. 지난 7월 26일 MBC에서 열린 지상파방송 산별협약 갱신 체결을 위한 상견례 자리에 방송협회장이기도 한 박정훈 사장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올해 지상파방송 산별교섭의 의미는 남다르다. 불과 1년 전에 비해 지상파방송의 구조적 위기는 더욱 심화됐지만 정부는 이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오늘날 지상파방송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단지 개별 방송사의 위기나 구성원들의 이해관계를 뛰어넘는 사회적 문제이다. 지상파방송의 위기는 우리 사회의 민주적 여론 형성, 언론 미디어 지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기의 원인에 대한 공동의 진단, 이를 극복하기 위한 변화와 혁신 방향 모색, 실종된 정부 정책의 수립과 실행 촉구, 독립성 침해 시도에 대한 공동의 대응 등 방송사 노사가 공동으로 머리를 맞대야 할 문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그런데 박정훈 사장은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을 앞세워 지상파 노·사 간의 공조와 협력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박 사장은 검찰 고발을 문제 삼아 언론노조 대표자들과 자리를 함께할 수 없다는 황당한 이유를 내세웠다. 박 사장 논리대로라면 앞으로 노사관계 복원과 SBS 정상화, 지상파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간 대화를 모두 거부하겠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이러면서 노동조합에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이중적 태도는 무엇인가? 과연 이런 기만적 태도로 일관하는 박 사장이 방송협회장으로서, SBS 사장으로서 자리에 더 남아 있을 이유가 있는가? 

 지상파방송사를 대표하는 방송협회장이자 SBS의 수장으로서 기본 책무를 망각한 박 사장은 오히려 노동조합을 막무가내로 비난하고 노동조합 대표자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도까지 내비치는 저질 담화로 경영 실패 책임 전가에 급급하고 있다. 위기 극복은 내팽개치고 임기 연장을 위해 천박한 욕심을 앞세운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행태다. 

 박 사장에게 묻는다. 당신에게 SBS는 무엇이며, 지상파방송은 무슨 의미인가? 그저 사장 자리와 협회장 감투나 보전해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수단인가? 연임 욕심에 눈이 어두워 노사관계를 그르치고 지상파방송 위기 극복 노력에 훼방이나 놓을 요량이라면 차라리 사장과 협회장 등 방송과 연관된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옳다. 

 지상파 노사 간 제2차 산별협약 테이블을 박차고 나간 박정훈 사장은 그 책임을 무겁게 져야 할 것이다. 지상파방송의 공공성을 지키려는 노·사 간의 대화와 협력은 한시라도 멈출 수 없다. 박  사장은 전체 지상파 구성원과 SBS 종사자들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2019년 7월 3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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