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5주기를 추모하며
진실은 아직 떠오르지 않았다
오늘(16일)은 세월호 참사 5주기다.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선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과 교사 등을 추모하고, 안전 사회를 염원하는 기억식이 열린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세월호 참사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해 8월 세월호 선체 조사위원회는 조사를 종결하며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음에도 조사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의 안전을 염원하는 기억식에 앞서 15일엔 사단법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가 기자 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수사와 처벌 대상자 1차 명단을 발표했다. 3월 29일 시작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특별수사단 설치 및 책임자 처벌, 전면 재수사 요구 청와대 국민 청원은 16일 오전 15만 명을 넘어섰다.
정부는 더 이상 책임을 미뤄선 안 된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부터 제대로 규명해야만 희생자 추모도 안전 사회 염원도 공허해지지 않는다.
1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유가족 등은 “세월호 참사가 국민에게 어떤 마음의 상처를 입혔는지 제대로 알고 치유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책임자에 대한 전면 재수사와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증인인 기자들이 이 요구를 잘 전달해 달라고 했다.
2014년 팽목항에서, 지난 2016년 말 광화문을 가득 채운 촛불의 물결 속에서 기레기 소리를 들었던 언론노동자들은 반성을 되풀이하고 저마다 세월호 참사를 결코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2017년 공영방송 MBC와 KBS의 언론노동자들의 파업 현장에서도 이 다짐은 계속됐다.
우리는 그해 9월 8일 열린 파업 콘서트 ‘돌마고 불금파티’에 참석한 고 유예은 양의 아버지 유경근 씨의 이야기를 기억한다.
“진도체육관에서, 팽목항에서 나를 두 번 죽인 건 여러분들의 사장이 아니고 현장에 있던 바로 여러분들이었습니다. 제가 여러분의 파업을 열심히 지지하는 건, 내가 언론 때문에 또 다른 고통을 받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여러분들의 힘으로 여러분들이 바라는 그 언론을 따내야만 여러분 속에 ‘기레기’가 단 한 마리도 숨어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전국언론노동조합 1만 5000여 언론노동자는 고개 숙여 희생자와 유가족께 추모의 뜻을 전한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오늘자 어느 신문의 1면 제목처럼 진실은 5년간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오늘 우리는 더 이상 거짓과 타협하지 않고 진실을 끝까지 밝혀낼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한다.
2019년 4월 1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