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국회는 박양우 문체부 장관 후보자를 철저히 검증하라!
내일(2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한다. 영화계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지명을 철회하지 않았고, 박 후보자도 스스로 물러나지 않았다. 그 사이 박 후보자에 대한 증여세 탈루, 논문 표절, 위장 전입 의혹 등 고위 공직자의 도덕과 자질 의혹까지 불거졌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적임자라는 근거는 없다.
박 후보자의 결격 사유는 무엇보다도 그가 재벌미디어기업 CJ ENM의 사외이사와 감사를 맡았던 전력에 있다. 미디어・문화산업에서 독점적 지위와 영향력을 행사하는 재벌기업의 사외 이사 출신 장관이 과연 대한민국의 문화다양성, 미디어다양성을 지키고 진흥할 수 있겠는가? CJ ENM 사외 이사로, 학자로 그가 해온 발언과 활동을 살펴보면 문화다양성, 미디어다양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결여돼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해외에서 정부가 앞 다퉈 자국 문화산업을 보호하고 다양성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문화장관에 철학 없는 규제 완화론자, 친재벌인사가 웬말인가? CJ그룹이 주도하는 드라마산업의 장시간 노동환경을 유관부처인 문체부가 제대로 개선할 수 있겠는가? 족벌언론의 여론다양성 왜곡을 바로잡고 불편부당한 좋은 언론을 진흥해야 할 책무의 이행도 기대하기 어렵다. 독과점과 불공정 관행을 타파하겠다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한 마디로 무사안일 인사라고 혹평할 수 밖에 없다.
국민을 대표해 장관 후보자를 검증할 국회에 요구한다. 박 후보자에게 제기된 갖은 의혹에 대해 철저히 검증하라.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적폐청산 촛불혁명을 거치며 형성된 국민의 개혁 요구, 눈높이에 견줘보면 될 일이다. 이 조차도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면 국회 역시 철학부재 인사에 동조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아울러 가장 중대한 결격 사유인 문화 다양성과 미디어 다양성에 대한 기초적인 인식과 철학의 부재를 검증해야 한다. 관료시절부터 그러한 생각이었다면 애시 당초 자격이 없는 것이고, 재벌 미디어기업의 자리를 맡아 갖게 된 생각이라면 영화계와 언론계를 넘어 시민사회 전체가 막아야 할 사안이다. 적당히 후보자의 해명만 듣고 면죄부를 주려 한다면 언론노동자들은 이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국회는 명심하라. 대한민국의 문화와 미디어의 미래 환경이 걸린 일이다.
2019년 3월 2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