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기획⋅연출, 지상파 3사 관제 중계방송,비상식적인 MB 대담 프로그램을 즉각 중단하라! 청와대의 비상식이 도를 넘었다. 과 <추적60분> 등 비판적 프로그램에 대한 불방조치와 사전 검열로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한 방송법 4조를 공공연하게 무시해 오더니, 이제는 아예 기획과 연출까지 도맡아 하겠다고 나섰다.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기획하고 KBS, MBC, SBS 지상파 3사가 공동으로 중계만 하는 <대통령과의 대화, 2011 대한민국은!>이라는 대통령 대담프로그램이 설 연휴를 하루 앞둔 내일 생방송될 예정이다. 청와대가 대담자 선정과 방송 대본 작성은 물론, 제목의 느낌표(!) 하나조차 손대지 말라고 했다고 들린다. 낙하산 사장 투하에 이어 해고⋅징계 등 언론인에 대한 직접 탄압과 비판적 프로그램에 대한 ‘사전 검열’의 일상화로 방송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자신감이, 이제는 국민의 눈과 귀까지 장악하겠다는 오만으로 표출됐다. 대통령의 대담 프로그램이라면 방송사들이 앞다투어 동시 생중계하던 충성 관행은 지난 정권에서 순차중계 등으로 조금씩 탈바꿈하고 있었다. 하지만 MB정권이 들어선 후 방송의 관영화 수위는 군사독재시절보다 그 정도를 더하고 있다. 청와대의 공작에 춤추고 있는 지상파 3사의 여론 왜곡은 이미 낯뜨거운 상황이다. 2009년 말에 이뤄진 <이명박 대통령, 국민과의 대화>도 지상파 3사와 YTN, MBN, 그리고 지역민방은 물론 19개 지역MBC까지 총 35개 방송사에서 생중계한 바 있다. 그리고 이제는 기획과 연출까지 권력에 넘겨주며 ‘청와대의 외주제작사’ ‘청와대의 하청방송’이라는 손가락질을 받는 상황이다. 그래도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다. 방송의 주인인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염치조차 남아있지 않다. 백번 양보해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데 무엇이 문제일까? 바로 MB의 대화방식이 문제다. 국민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보다는 본인이 하고 싶은 말들만을 일방적으로 퍼붓는 것, 그것이 MB의 대화방식이다. 취임 직후 성난 촛불에 떠밀려 가졌던 ‘쇠고기 관련 특별기자회견’ 외에는 여러 현안을 두고 질문을 주고받는 제대로 된 기자회견은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은 청와대다. 300만 마리가 넘는 가축이 살처분 당하고 있는 최악의 구제역에, ‘우리나라 최고의 명절인 설날에 고향으로 향하는 발길을 자제해 달라’는 터무니없는 대책이 전부인 MB정부다. 기름값 오르면 주유소 탓하고, 전세값 오르면 그냥 기다리라는 것이 MB정부다. 청와대는 과연 축산 농가를 두 번 죽인 ‘도덕적 해이’ 비난에 대해 사과하며 뭔가 획기적인 대안이라도 제시하려는 것일까? 치솟는 물가에 신음하고 있는 서민들의 목소리를 조금이라도 듣고 이해하고자 하는 것일까? 그래서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출연자 2명만이 질의 응답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일까? 과연 ‘아덴만 선원구출 작전’이 또다시 대대적으로 일방 홍보되고, 뜬금없는 ‘개헌론’ 선동이 등장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은 청와대에 경고한다. 지금이라도 일방적인 정권 홍보와 공작으로 국민들을 기망할 비상식적인 대담 프로그램을 즉각 중단하라. 진정 국민과 소통하고 싶다면 짜여진 각본 하에서 진행되는 한바탕 쇼가 아닌, 열린 광장에서 국민 누구나와 터놓고 이야기하라. 지상파 3사에도 경고한다. 당장 홍보성 강제 중계방송을 거부하라. 언론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내팽겨친 채 충성경쟁에 매달려 스스로 국정홍보방송임을 자처하고 나선 모습이 부끄럽지 않은가! 권력은 유한하지만 방송이, 언론이 권력으로부터의 독립되어야 한다는 가치는 영원하다.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언론이 권력의 입이 될 때, 언론의 주인인 국민은 유한한 권력보다 그 권력에 빌붙은 언론을 먼저 단죄하는 법이다. 2011년 1월 31일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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