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서적 경영진은 경영의 기본자질부터 갖춰라종로서적 사측은 구제금융 이후 서적업계의 과도한 경쟁과 시장위축에 따른 경영난을 보전하기 위해 사원들에게 지난 5년간 상여금 반납, 수당 축소 등을 계속 요구해왔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은 월 평균 100만원도 안되는 임금을 받고서도 근무시간을 연장해 주는 등 회사 경영회생을 위해 거의 생존권을 포기해오다시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경영수지를 개선시키지 못한채 급기야는 명예퇴직, 아르바이트생 고용 등 비정규직 채용으로 적자를 메우려는 무능경영으로 일관하기에 이르렀다. 올 들어 대규모 감원, 구조조정설을 유포하고 노사 단체협약을 무시한채 근무시간을 일방 연장하는 불법마저 저질렀다. 종로서적 경영진은 결국 노동조합을 와해시킨뒤 사람자르기식 구조조정을 단행하기 위한 수순으로 18명(조합원 15명 포함)에 대한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인사 내용은 대부분이 생활연고지와는 먼 서울성산동 물류센터로의 배치였고 이 가운데 여성조합원이 절반을 넘어 사실상 「회사에서 나가라」는 소리와 다름없다.인사명령은 종로서적 단체협약상 사전에 충분히 「합의」키로 돼 있다. 그러나 회사는 지난 11일 노조와 합의절차없이 일방적으로 인사명령을 내면서 이틀뒤인 13일부터 근무지 출근을 요구했다. 이를 부당전직이라고 문제를 제기한 15명의 조합원에 대해 회사는 단협대로 노사 징계소위를 구성해 15명에 대한 징계여부를 논의했다.노사는 지난 15일 열린 징계소위에서 해당자에게 소명기회를 주고 단체교섭에서는 현안들을 합리적으로 해결하자는 데에 동의했다. 그러나 회사는 징계소위의 일정을 무시한채 19일 '15명 전원해고'를 선언했다. 이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정한 단체협약을 다시한번 짓밟는 처사다. 회사의 경영 어려움을 감안해 수년동안 고통을 감내해온 직원들에게 끝없이 희생을 강요해온 종로서적 경영진은 이제 사용자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덕목인 고용안정마저 팽개친채 부당해고를 자행하려 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은 종로서적 경영진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종로서적 경영진은 사용자로서의 기본적인 자질과 최소한의 도덕성을 갖고 있는 집단인가. 종로서적 경영진은 고용불안을 촉발해 인력감축이라는 원시적인 경영난 해소 방식에서 탈피해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조와의 성실한 합의를 촉구한다.언론노조는 종로서적 경영진이 비이성적이고 몰상식한 노사관을 개선하지 않고 해고를 단행할 경우 이를 언론노조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판단, 1만8천여 언론노동자의 이름으로 종로서적 경영진 퇴진투쟁에 본격 나설 것임을 천명한다. 다시한번 종로서적 경영진의 양심회복과 이성적 결단을 촉구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