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CBS에 대한 언론노동자들의 마지막 경고 임오년 설 연휴, 귀성의 즐거움과 귀경의 노곤함이 채 가시지 않은 오늘, CBS는 굳이 재단이사회를 열어 무엇을 결정할 만큼 화급한가. 2002년 2월 15일로, 1994년부터 시작하여 8년 권세를 누려온 권호경 사장의 임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기에 오늘 이사회는 권 사장의 임기를 12년으로 연장하기 위해 급히 마련한 요식적 행사가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의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지난 8년간 CBS를 1인 지배체제 아래 종속시키고, 방송을 사적이익의 도구로 전락시키며 온갖 정치적 술수로 CBS의 명예를 땅에 떨어지게 만들었던 그 장본인의 사회적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오늘 재단이사회는 열릴 수 없다. 재단이사회는 CBS의 정신을 되찾기 위해 노동조합이 265일에 걸쳐 한국 방송사상 최장기 파업을 벌이고 거기서 쟁취한 6·26노사합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열려야 하며, 사장청빙제라는 제도적 틀 안에 노동자들의 뜻이 담길 수 있도록 실행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열려야 한다. 동시에 재단이사회는 권호경 사장의 반 기독교적, 반 사회적 행위를 규탄하며 그 책임을 묻고 처벌을 논의하기 위해 열려야 마땅하다.명절 직후 조합원들의 느슨해진 긴장의 틈을 타고 재단이사회를 급히 소집한 것도 치졸하거니와, 행사장 주변에 조합원들의 출입을 봉쇄하기 위해 '이사회 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기한 것도 낯부끄러운 일이며, 법원으로부터 '권리 없음'을 이유로 기각 당한 모양새 또한 스스로 생각해도 어처구니없는 일일 것이다.언론노조는 '권사장 연임저지 및 재단개혁 촉구 결의대회'를 열며 2만 언론노동자의 이름으로 권사장이 즉각 CBS를 떠날 것과 6·26 노사합의 이행을 강력히 촉구한다. 지금은 17개 한국기독교계단체가 결성한 'CBS정상화를 위한 기독교대책위원회'가 이미 성명을 내고 피켓시위를 벌이며 권 사장을 규탄하고 있는 마당이다. 또한 한국사회의 모든 양심세력들이 권 사장의 존재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고 있다. 언론노조는 권호경 사장 3연임 저지문제야 말로 타협이나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 어떠한 소중한 가치를 잃고서라도 반드시 승리해야 할 적대적 투쟁의 대상임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재단이사회가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를 기대한다.2002년 2월 15일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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