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장은 비정치적 인사가 선임되어야 한다. 최근 김정기 방송위원장의 사퇴이후 방송계는 또 한번 방송계를 배회하는 인사들로 붐비고 있다. 현직 정치인이 입성을 시도하는가하면 온갖 줄대기성 청탁으로 시끄러운 상황이다. 여기에 될성부르지도 않은 인사들이 자가발전의 형태로 온갖 소문을 유포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하마평의 인사들 가운데 대부분은 이 나라 방송정책을 책임지지도 못할 뿐 아니라 자격도 없다고 평가된다. 방송위원장은 국가행정기관의 장이며 장관급에 해당하는 중책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방송이라고 하는 엄청난 여론매체의 규제기관이라고 하는 실질적인 핵심요직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직무대리 전영일, 이하 언론노조)은 이러한 중차대한 방송위원장의 자리에 정치 중립적이고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인사가 호선되기를 열망해 왔다. 그러한 의미에서 언론노조는 지금껏 방송위원장의 인사청문회 실시를 주장해 왔다. 언론노조는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새로운 방송위원장이 갖춰야할 덕목으로 '비정치적이며 또한 방송의 전문성을 갖고있는 인사가 천거되어야 할 것'을 강력히 주장한 바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정치적 독립을 지켜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여야 한다는 대의에 입각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신임위원장으로 전직 민정당 국회의원이자 전 KBS사장 출신인 P모씨가 비중있게 거론되고 있음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인사는 과거 전두환 정권시절 민정당 선전국장과 11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오늘날 방송 난 개발의 근원적인 정책을 입안, 추진했던 문화공보부(현 문광부)의 차관을 지냈던 구시대의 인물이다. 우리는 이러한 인사의 거론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또한 이러한 인사의 거론이 현정부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고 믿고 싶지 않다. 만일 이러한 인사가 중용된다면 이는 또 다른 혼란과 더 큰 불행을 야기할 것이다. 다시 한번 언론노조는 방송위원장의 인사와 관련하여 두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방송위원장은 비정치적인 인사가 인선되어야 한다. 현직 정치인은 물론 과거 군사독재시절 정치에 참여한 인사는 철저히 배격되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방송을 이해하고 자본과 특정 매체에 편향되지 않은 인사가 선임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의 방송위원회의 추락한 권위와 방송대란의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신망 있는 인사의 인선을 다시 한번 촉구하며 이후 인선과정을 예의 주시할 것임을 밝혀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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