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은 광주매일 신문사의 폐업조치를 부도덕한 기업의 언론에 대한 용도폐기로 규정한다. 우리는 이 신문사의 고제철 회장과 그의 아들 고경주 사장 등 고씨 족벌에 대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으며, 전국 2만 언론노동자와 함께 끝까지 연대투쟁해 나갈 것을 먼저 천명한다. 광주매일은 1991년 11월 자본금 8억원으로 창간됐으며 10년만인 26일 사측의 일방적 결정으로 전격 폐업됐다. 이로써 거리로 나앉은 53명의 노조원, 125명의 사원은 전면투쟁에 나서고 있다. 광주매일 고경주 사장은 폐업이유를 세가지로 밝혔다. 첫째 적자신문사 도태, 둘째 지향점이 다른 언론과 기업을 병행할 수 없음, 세째 전체 구성원의 불화이다. 우리는 두 번째 사유에 주목한다. 고사장은 지향점이 다른 언론과 기업을 10년간 병행해 왔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병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말은 고사장이 효용이 다한 언론의 용도폐기를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고사장은 언론노조와의 임금협상 과정에서 용도폐기론의 배경이 되며, 부도덕한 언론사주임을 자인하는 것에 다름 아닌 충격적인 사례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요즘 신문사요?, 안 알아줍니다. (전남)도청에 기자 보내봤자 먹어주질 않아요. 그래서 나는 내가 직접 합니다. 공사나 민원이 있으면 도청 계장급 실무자도 직접 만나요…." 그러면서 "우리 재산이 1조원이 넘는데요…"라고 덧붙였다. 고사장은 언론을 악용하는 가장 추악한 사례라 할, 모기업의 바람막이를 위해 언론을 만들었으며 사회 진보에 따라 그 효용성이 약화되자 가차없이 폐기하는 비도덕적 반인간적 자본가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고씨족벌이 소유한 광주매일의 모기업은 무엇인가. 전남도급순위 1위인 금광기업, 광주CC, 여천탱크터미널, 현대백화점(위탁경영), 송원리조트, 송원학원 등 이른바 송원그룹 산하 11개기업에 이르며, 스스로 자산규모를 4조4천억이라고 밝히고 있는 호남지역에서 금호 다음의 거대그룹이다.도저히 정상적으로는 불가능한, 엄청난 치부를 한 기업이 언론을 사유물로 수유하다 파기하는 작태에 대해 광주매일지부는 물론, 전국의 언론노동자들은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2년전 광주전남 지역에서 무등일보가 폐업함으로써, 무등일보는 용도폐기론의 전례로 유용했으나, 폐기 이후 형사처벌을 받는 사주의 참담한 뒷모습이 어떤 것인가, 사회정의를 위한 비판기능을 스스로 포기하고 언론을 사유물로 여기는 자본가의 종말이 어떤 것인가를 명징하게 보여주는 교과서적 사례로서도 여전히 유용하다 할 것이다. 우리는 고씨 족벌이 최소한 경향신문과 한화, 문화일보와 현대의 경우처럼, 광주매일의 부채를 청산한 자산의 무상 양여를 통해, 광주매일이 뒤늦게 나마 언론노동자들이 주인이 되며 편집권이 독립되는 독립언론의 길로 나설 수 있도록, 자본가가 지켜야할 최소한의 도덕성을 회복할 것을 촉구한다.전국언론노동조합은 고씨 족벌이 폐업에 따른 일방적 청산을 강행할 경우 그동안 밝혀지지 않은 송원그룹의 반노동자적이며 부도덕한 행태, 불법 비리사실을 전면 폭로하는 총력투쟁에 나설 것이며, 광주매일 지부와 전국 2만 언론노동자의 이름으로 고씨 족벌을 심판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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