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은 EBS지부(위원장 이호준)의 철야농성을 적극 지지하며 사태의 원인이 된 박흥수 사장과 이길범 상임감사의 즉각 퇴진을 촉구한다.EBS 내부고발로 촉발된 '사장 뇌물수수 의혹'은 박 사장이 자신의 청렴함을 증명하기 위해 공개석상에서 '뇌물의혹은 거짓'이라고 주장하고 이와 별개로 누군가에 의해 전달된 1천만원 현금을 98년 2월 장애인단체에 기부했다고 밝힘으로서 확대되기 시작했다. '양주박스를 주길래 양주인줄 알았다'는 것이 박사장의 해명이다.이길범 감사는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한 진정서를 방송위원회로부터 입수한 뒤 이를 감사 대상자인 박 사장에게 보여주고 진정인과의 타협을 시도하며 진정서 폐기를 직접 확인하는 등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하는 감사 본연의 임무는 망각한 채 사실 은폐와 사태 무마를 꾀했다. 이 감사는 결국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박 사장의 뇌물수수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진정인은 파면조치를 당했다.언론노조는 공영방송 사장이 갖춰야 할 도덕성과 감사의 임무에 주목한다.양주 박스에 든 현금 1천만원을 알아채지 못했다는 변명은 건전한 상식의 선에서 도무지 이해될 수 없으며, 이를 규명해야 할 상임감사가 오히려 중재를 시도한 점은 도를 넘은 처사다. 진정인 파면조치에 이르러서는 과연 이번 감사의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하게 만든다.언론노조는 이 감사가 지난 3월에도 협찬사 선정과정 의혹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핵심은 비켜간채 하급직원의 징계를 요청한 뒤, 박 사장과 함께 그리스로 외유를 떠나는 등 비상식적 행동을 해왔다는 점에도 역시 주목한다.EBS는 지난 6월 공사로 다시 태어나며 국민의 평생교육과 사회교육을 담당하는 공익적 기관의 성격을 명확히 했다. EBS에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박 사장과 이 감사의 행동은 '무공해 방송' EBS를 해치는 해사행위이자, 국민과 구성원에 대한 약속파기이고, 본연의 역할을 외면한 도덕적 직무유기다.박흥수 사장과 이길범 상임감사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 방송위원회도 사태의 시시비비를 엄격히 가려 박 사장과 이 감사에 대한 적법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언론노조는 박 사장과 이 감사가 계속해서 사태의 해결을 외면하고 자리보전에 연연할 경우 총력을 동원해 EBS지부의 투쟁에 연대해 나갈 것임을 준엄히 경고한다.더이상 EBS에 도덕불감과 부실감사가 설 땅은 없다. 끝.2001년 9월 17일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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