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민영 방송인 CBS, 그리고 인간의 구원을 목적으로 하는 한국교회의 대표적 교단들이 함께 설립한 CBS, 반독재 민주 방송의 선봉인 CBS에 용역 깡패가 투입돼 사옥을 점거했다는 사실에 대해 전국 언론 노동조합은 경악과 충격을 금치 못한다. 그리고 권호경 사장의 패륜적인 행태에 대해 참기 힘든 모욕감을 느낀다. 이 일은 한국 방송 사상 초유의 일로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는 데 대해 우리들은 참담함을 느낀다. 우리는 이 일이 단지 CBS 소속 언론인들뿐 아니라 전체 언론인들의 자긍심을 손상시키는 치욕적인 일이며 우리 언론사에 수치로 남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무릇 방송 더 나아가 언론이라는 것은 이 사회로부터 폭력을 배제하고 말과 글로서, 토론과 타협으로서 구성원들 간의 제반 갈등과 모순을 해소하기 위한 도구로서 그 설립 목적이 있다. 다시 말해 폭력으로부터 이 사회를 해방시키는 도구가 바로 언론인 것이며 CBS도 분명히 그 범주 안에 있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CBS 노동조합은 6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파업을 하며 견디기 힘든 분노와 무노동 무임금의 고통 속에서도 비폭력의 원칙을 철저히 견지해 왔던 것이다.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많은 대중이 일사불란하게 비폭력을 유지하는 자세는 일반적인 저항 운동에서 극히 예외적인 일로서 CBS의 구성원들이 그만큼 언론인으로서의 자긍심에 바탕을 둔 자제력과 인내심을 유지해 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오늘에 이르러 권호경 사장이 사장직을 유지하겠다는 구차한 목적으로 폭력배들을 신성한 언론사에 불러들인 것이다. 도대체 적반하장이라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CBS는 신성한 공간이다. 어느 언론사나 그렇지 않은 언론사가 없지만 CBS는 특히 더 그러하다. 한편으로는 복음을 전하는 공간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 복음에 기초해서 그 누구의 지배로부터도 자유로운 공정하고 불편 부당한 언론을 만들어 나가는 공간이다. 이런 이유로 CBS는 물론 다른 방송사, 신문사에도 국가가 인정하는 공적 물리력, 즉 경찰이나 군대조차도 쿠데타나 전쟁과 같은 국가 비상 상황이 아니면 접근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 사회의 불문율이다. 하물며 사적 폭력에 대해서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데 자기 회사를 지켜야 할 CBS의 사장이 이런 공간에 조직 폭력배들을 불러들인 것이다. 참으로 개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권 사장은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 그 누구도 공적 권력도 아닌 사적 폭력을 언론사에 불러들이고도 멀쩡하게 사장의 임무를 수행 할 수는 없다. 우리는 깡패의 호위를 받는 자를 언론사 사장으로 인정 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우리는 이번 일로 권호경 사장이 언론사 사장을 유지할 최소한의 도덕성을 잃어 CBS의 사장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것은 물론 목회자로서의 자격도 상실했다고 본다. 따라서 권사장은 용역 깡패들과 함께 신성한 CBS 사옥에서 철수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2001. 4. 9.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