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의 파업투쟁이 오늘로 175일째를 맞고 있다.우리는 CBS의 파업이 한국방송사상 최장기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물론, 단순한 임금투쟁이 아닌 공정방송 수호와 민주언론 쟁취를 위한 싸움이라는 점에 주목한다.사측의 엄격한 '무노동 무임금' 정책도 6개월 여에 이르는 파업 대장정을 막지 못했다. 현재의 경영진과 경영체제로는 CBS에 아무런 미래도 없다는 노동조합의 절박한 현실인식 때문이다.권호경 사장의 무능은 임기 7년에 걸쳐 충분히 확인됐다. 회사는 만성 적자와 유동성 부족에 허덕이고 있지만, 권 사장은 월급과 활동비, 판공비를 합쳐 1년에 4억원 가까운 돈을 받아 왔다. 지난 99년 노조와 합의한 '경영개선 계획'도 2년이 지난 지금 공염불이 되었다.권 사장은 또 '민주시민의 목소리'라는 CBS가 쌓아온 정체성을 스스로 무너뜨렸다. 대통령에게 충성편지를 보내는가 하면, 집권여당의 사무총장에게 '총선승리'를 기원하는 화분을 선물했다.파업 이후 보여온 사측의 대응은 또 어떠한가. 권호경 사장은 성의 있는 노력으로 사태 해결에 나서기는커녕 오히려 노조 와해에만 골몰하고 있다. 이미 반년이 훨씬 지난 데다가, 현 노조집행부가 직접 주도하지도 않은 제작거부 건을 끄집어 내 지부위원장과 사무국장을 해고했다. 후배를 훈계했다는 이유로 조합원인 기자를 해고했고 CBS사태에 대한 직언을 한 시사자키 진행자 정태인 씨를 해임했다. 재단이사회도 지난해 CBS재단개혁을 약속했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고 있다.이에 우리는 민주시민의 소중한 자산인 CBS를 파탄으로 몰고 있는 회사와 재단이사회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1. 권사장은 CBS파행의 책임을 지고 즉각 퇴진하라2. 경영진은 노조 와해 기도를 중단하고 성실한 임단협 교섭에 나서라3. 이사회는 CBS의 미래를 위한 최소한의 방안인 재단개혁안을 수용하라4. 노조 집행부를 비롯한 조합원 3명에 대한 면직처분을 즉각 철회하라5. 시사자키 진행자인 정태인 씨에 대한 해임을 철회하라6. 6개월 째 무노동 무임금으로 생존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조합원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이상의 요구에 대한 CBS경영진과 재단이사회의 성실한 해결 노력이 없을 경우 우리는 수단과 방법을 다해 권사장 퇴진투쟁에 나설 것임을 경고하며 CBS 정상화를 위한 총력투쟁에 나설 것임을 천명한다.2001년 3월 28일CBS 권호경 사장 퇴진 촉구결의대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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