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의문> CBS 정상화 촉구 및 권호경 사장 퇴진 특별결의문 CBS의 전면 파업이 오늘로 170일째를 맞고 있다. 우리는 이 파업이 단순히 임금 인상 요구로 시작됐다면, 조합원 각자가 1천만원을 훨씬 넘는 임금을 포기하면서까지 파업을 계속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사측은 현재의 파업에 대해 무노동 무임금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CBS 노동조합은 해를 넘기면서까지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현재의 CBS 경영진과 경영체제로는 CBS의 미래도, 정체성도 없다는 절박한 현실 인식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권호경 사장의 경영 무능은 그의 임기 7년에 걸쳐 충분히 확인됐다. 월급과 활동비, 판공비를 합쳐 1년에 4억원 가까운 돈을 받고 있지만, 회사는 만성 적자와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27억원의 흑자를 냈다고는 하지만, 그 흑자의 절반 이상이 노조원들의 무노동 무임금 때문이었고, 나머지도 광고 시장 호황과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전폭 지원이라는 외적인 요인에 근거한 것이었다. 권호경 사장 취임 당시 3백억원 대였던 CBS의 총부채는 이제 한 해 매출액의 두 배 가까운 1천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권 사장은 지난 99년 파업을 끝내면서 경영개선 계획을 내놓고, 연말에 경영평가를 하기로 노조와 약속했지만 이를 파기했다. 경영개선 계획 가운데 제대로 실행된 것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CBS의 생존 위기에서 미래까지 걱정하는 것은 사치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권 사장은 한국 현대사를 통해 CBS가 한국교회와 민주시민과 함께 피와 땀으로 일궈온 CBS의 정체성을 스스로 무너뜨렸다. 대통령에게 "프로그램을 대통령의 뜻에 맞게 개편" 하고 "간부 진용을 대통령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사람으로 교체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는가 하면, 집권당 신임 사무총장에게는 "총선 승리"를 기원하는 화분을 보내기도 했다. 이는 권 사장이 언론사 최고 경영자로서 최소한의 양식도 없음을 확인해 준 것에 다름 아니다. 그런데도 권호경 사장은 노동조합의 파업 해결을 위한 성의 있는 노력과 노동조합을 진심으로 설득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커녕 오히려 노조 와해에만 골몰하고 있다. 반년이 훨씬 지났고 그것도 현 노조 집행부가 직접 주도하지않은 제작거부 건을 끄집어 내서 노조 위원장과 사무국장을 해고했다. 후배를 훈계했다는 이유로 노조원인 기자를 해고했으며 CBS 사태에 대해 바른 말을 한 시사자키 진행자도 해임했다. 재단 이사회는 어떠한가. 재단 이사 3명으로 구성된 대책 위원회에서는 CBS 미래를 위해 지난해 6월말까지 재단 개혁을 하겠다고 스스로 약속하고도 아직까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재단의 개혁안은 사장 청빙 위원회 제도나 전문인 이사의 영입, 경영 자문 위원회 제도의 도입 등 CBS의 개혁을 위한 최소한의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회사와 재단 이사회의 태도가 한국 교회 뿐만 아니라 민주 시민의 소중한 자산인 CBS를 파탄 상태로 몰아 가고 있는 데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1.권호경 사장은 CBS파행의 책임을 지고 즉각 퇴진하라 2.경영진은 노조 와해 기도를 중단하고 즉각 성실한 임단 협교섭에 나서라. 3. 이사회는 CBS의 미래를 위한 최소한의 방안인 재단 개혁에 즉각 나서라. 4. 노조 집행부를 비롯한 조합원 세 명에 대한 면직 처분을 즉각 철회하라. 5. 시사자키 진행자 정태인 씨에 대한 해임을 즉각 철회하라. 6. 6개월 째 무노동 무임금으로 생존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노조원들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라. 이상의 요구에 대한 CBS경영진의 성의있는 해결 노력이 없을 경우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수단과 방법을 다해 권 사장 퇴진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음을 경고하며 CBS 정상화를 위한 총력투쟁에 나설 것임을 천명한다. 2001. 3. 22 전국언론노동조합 제1차 중앙위원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