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김한길 신임장관의 언론정책을 주시한다


한빛은행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박지원장관이 사임하고 김한길장관이 취임했다.

신임장관 김한길씨는 그동안 김대중대통령을 비롯한 정권의 홍보를 주로 담당해 왔다는 점에서 문화관광부장관으로서 적합한 인사였는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권 홍보담당자의 문광부장관 취임은 정권의 이익에 따라 언론문화행정을 운영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김한길장관의 언론정책을 우려하며 주목할 것이다.

김한길장관이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맨먼저 장관의 영향력 안에 있는 각종기관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관련 기관의 인사를 공정하게 운영해야 할 것이다. 불명예스럽게 물러난 박지원전장관의 문제는 비단 대출을 위한 외압에 그치지 않는다. 그동안 박지원씨는 장관으로 일하는 동안 관련기관의 독립성을 훼손해 왔다는 의혹을 받아 왔아 왔다. 특히 각종 인사에 적극개입해 공천탈락자를 비롯한 현정권 인사, 친정권적인 언론인 교수등을 주요요직에 배치해 왔다. 신임 김한길 장관은 이렇게 잘못된 인사관행을 바로 잡는 것으로 그의 첫 업무를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정권홍보를 담당해 왔던 그에게 보내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그 첫 번째 시험대가 연합뉴스 신임사장 선임이다. 정권은 타 신문사 출신의 모 논설위원을 사장으로 내정해 연합뉴스 종사자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쳐 있다. 이런 잘못된 관행은 바로잡아져야 한다. 우리는 최근 거듭되고 있는 방송위원회의 실책을 보면서 각종 인맥에 의해 배정된 인사로 생기는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실감하고 있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어서는 안된다.

김장관은 또 이 시대의 가장 큰 과제 가운데 하나인 언론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동안 정권은 자율개혁이라는 미명하에 사실상 언론개혁을 방치 해 왔다. 그러는 동안 일부 보수 언론은 밤의 대통령 운운하면서 국가의 논의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중앙일보는 123명의 인쇄노동자를 하루아침에 해고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런 일들은 법과 인륜을 두려워하지 않는 권언유착의 상황에서 저질러지고 있다. 이런 언론으로는 바른 국가를 만들어 갈 수 없다. 이제 신임 장관은 언론개혁을 바라는 국민적 여망을 수용해 언론개혁을 주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사적소유 형태인 보수 언론을 개혁해 나가는 한편 공적소유 언론사의 독립성도 보장해야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한매일소유구조개혁을 비롯해서 권력으로부터 언론의 독립성을 보장 할 수 있는 많은 조치들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과연 신임 김한길장관이 이런 시대적 과업을 제대로 수행해 가는지 한치의 빈틈도 없이 지켜 볼 것이다.

2000. 9. 21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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