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의 홍석현 회장은 중앙일보 복귀 9일만에 중앙일보 산하 윤전부문 계열사인 (주)중앙기획과 (주)동양기획을 위장폐업시키고, 양사에 종사하는 윤전노동자들이 결성한 중앙인쇄노조의 조합원 전원(123명)에 대한 불법적인 집단해고를 자행했다. 노동조합을 파괴·말살하고 산별노조 건설을 가로막기 위한 만행이다.
중앙일보 홍 회장의 '위장폐업과 노조원 전원 집단해고'는 언론노동운동 12년 사상 최초이자 최악의 노조파괴·말살 행위이다. 사회정의를 부르짖는 언론사 사장의 신분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탈세로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수감됐던 홍 회장, 그가 저지른 악랄한 노조파괴·말살행위는 재구속되기에 충분한 불법행위일 뿐만 아니라, 반사회적·반인륜적·반도덕적인 범죄행위이다.
중앙일보의 모태인 삼성재벌이 지난 수십년간 노동조합을 파괴·말살하기 위해 저지른 악랄한 행태는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홍석현 회장이 저지른 '위장폐업과 노조원 전원 집단해고'라는 엄청난 무리수는 삼성재벌의 노조말살정책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지난 97년 IMF이후 노조말살 정책의 일환으로 사내의 윤전부문을 분리했다. 이에 2000년 6월 5일 윤전노동자들은 중앙일보와 (주)중앙·동양기획 경영진의 집요한 방해공작을 물리치고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그러자 2000년 8월부터 중앙의 경영진은 노동조합 말살을 위해 (주)중앙·동양기획의 위장폐업을 준비하며 속은 같고 이름만 다른 'J-Printing'이라는 자회사를 급조했다.
지난 9월 8일 중앙인쇄노조는 올 임단협 과정에서 드러난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맞서 조합원 총회에서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을 결의했다. 중앙일보 경영진은 바로 다음 날이자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9월 9일 아침 (주)중앙·동양기획의 위장폐업을 통보하고 123명에 대한 불법적인 집단해고를 강행했다. 또 당일자 중앙일보에 'J-Printing'(중앙일보 사옥내 소재)의 윤전 신규사원모집공고를 실었다. 그들은 또 불법해고한 중앙인쇄조합원들이 'J-Printing' 신규사원모집에 신청하면 선별해서 채용하겠다고 선심 쓰듯이 얘기하고 있어 조합원들을 더욱 분노케 하고 있다.
홍 회장과 경영진의 이런 야수적 만행은 중앙일보가 스스로 언론이기를 포기한 것임을 반증한다. 언론노련은 중앙일보 홍 회장의 폭거를 언론노동운동에 대한 도발이자 나아가 전국의 1천2백만 노동자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요구를 밝힌다.
하나. 홍석현 회장은 '위장폐업과 노조원 전원 집단해고'를 즉각 철회하라.
하나. 홍석현 회장은 노조파괴·말살공작에 대해 국민앞에 무릎꿇고 공개사과하라.
하나. 홍석현 회장은 중앙일보 산하 20여개 계열사의 자유로운 노조설립과 활동을 보장하라
만일 홍석현 회장이 우리의 요구를 거부할 경우. 연맹은 전국의 1만7천여 언론노동자들은 물론 전국의 70여만 민주노총 동지들과, 재벌언론의 횡포에 분노하며 언론개혁을 열망하는 모든 민주세력과의 연대 해 투쟁할 것이다. 나아가 중앙일보 홍 회장의 재구속과 중앙일보 회장퇴진운동, 중앙일보불매운동, 삼성제품불매운동을 전개하여 그들의 야수적 만행에 대해 열배 백배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하는 바이다.
2000. 9. 10.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