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호경 사장의 '부적절한 정치적 처신'에서 촉발된 CBS 사태가 권호경 사장의 '몰상식하고 부도덕한 보복인사'로 벼랑 끝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CBS는 1954년 창사이래 '정론 직필'이라는 사시에 따라 이 땅의 빛과 소금이 되고자 노력해온 방송이다. 어둡고 힘들었던 시대에도 바른 말로 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 온 '알토란 같은' 방송이다.
바로 이 CBS가 잘못 만난 사장 한 사람 때문에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권호경 사장은 지난 94년 CBS 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7년 동안 차마 입에 담기조차 거북한 권력에의 굴신을 일삼아 왔다. 'YS 충성 편지'와 'DJ 충성 편지'로 이어지는 역대 정치 권력에 대한 충성 맹세. 그리고 집권 여당의 총선 승리를 여망하는 이른바 '축 총선 승리 화분사건'. 언론사의 사장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되고, 최소한의 상식을 가진 사장이라면 할 수 없는 짓을 계속해온 것이다.
CBS 직원들은 형언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다. 간부들까지 신변의 불이익을 무릅쓰고 권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고 80%에 이르는 간부들이 퇴진을 촉구하는 호소문에 지지 서명을 했다. CBS를 사랑하는 애청자들뿐만 아니라 한국 교계까지 나서서 권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권호경 사장은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기는커녕 퇴진을 요구한 간부들에 대해 무자비한 보복인사로 응답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한국 기독교계를 대표한다고 자처했던 성직자가 자신의 영달과 자리보전을 위해 한국 교회와 민주시민들의 자랑인 CBS를 망쳐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전국 언론 노동조합 연맹에 소속된 1만7천여 언론 노동자들은 CBS 노동조합이 벌이고 있는 '권호경 사장 퇴진을 통한 CBS 살리기 운동'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며 우리의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힘차게 연대투쟁해 나갈 것을 결의한다.
1. 우리는 권호경 사장의 퇴진만이 CBS를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재확인한다.
2. 우리는 권호경 사장이 CBS를 떠나고 CBS가 올곧게 다시 설 때까지 전국 언론 노동자들의 모든 힘을 모아 끝까지 투쟁한다.
3. 권호경 사장은 몰상식하고 부도덕한 보복인사를 철회하고 즉시 CBS를 떠나라.
4. CBS 재단 이사회는 사장으로서 최소한의 자격조차 없는 권호경 사장을 즉시 해임하라.
2000년 6월 1일
CBS 권호경 사장 보복인사 규탄 및 CBS살리기 결의대회 참가자 일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