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언론재벌 루퍼드 머독이 우리나라 방송산업에 진출하기 위해 4월 11일 (주) DSM등 국내기업 10여개사와 합작 회사 설립에 조인했다.
지난 97년부터 머독의 국내 방송 진출을 반대해 온 우리는 결국 현실로 드러난 머독의 국내 방송 진출기도를 깊이 우려하고 있다. 머독이 그동안 세계 각국에서 벌여 온 사업내용을 통해 볼 때 머독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외국자본이기 때문이다.
전세계에 걸쳐 천 개에 가까운 사업장을 가지고 있는 머독은 사업 확장과 경영방식에서 가장 천민적인 형태를 보여 왔다. 머독은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경쟁사 죽이기와 매입등 무자비한 영토 확장을 추구해 왔고, 미디어 내용에 있어서도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을 포함시키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 결과 영국의 고급 정론지였던 The Times 지까지 머독이 인수한 후에는 그 위상이 크게 실추되고 말았다.
매체를 장악한 머독은 또 정치권마저 좌지우지하고 있다. 호주와 영국을 비롯한 몇 나라의 선거에서 머독의 매체들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은 이미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머독의 지원 아래 당선된 집권자들은 머독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어 결국 머독이 국가정책까지 간여하는 지경에 이른다.
이러한 머독의 경영행태에서 볼 때 머독의 국내방송진출은 국내방송산업과 방송 문화 발전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의 가장 낙후된 부문인 정치발전에까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우려가 높다. 우리가 머독의 국내방송산업 진출을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현업 방송인들과 우리나라 방송을 걱정하는 시민사회단체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방송법 개정 결과 외국자본의 국내 투자가 가능하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외국자본 유치는 우리나라 산업과 문화에 유익한 방향으로 추진 될 수 있도록해야 할 것이다.
이런 까닭에 우리는 머독과 제휴해 위성방송을 운영하려는 우리나라의 각 기업, 단체들에게 사사로운 이익에 얽매여 전 국가사회적인 피해를 일으키지 않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또 해당국가 기업과 연합하는 방식은 머독이 각 국가로 진출 할 때 해당국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즐겨 써왔던 방식이며, 이후에 자신의 천민적인 경영방식을 드러냈다는 사실을 머독과 제휴하려는 회사들은 깊이 유념해야 할 것이다.
머독의 국내 방송산업 진출 기도와 관련해 우리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방송위원회로 옮겨간다.
머독의 위성방송참여 허용여부는 새 방송법에 따라 구성된 방송위원회가 국가사회발전을 위한 올바른 방향으로 방송현안을 처리하는가를 판단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앞으로 방송위원회가 위성방송 허가를 다룸에 있어, 외국 자본 진출이 가져 올 문화적, 산업적 충격을 막을 수 있도록 외국 자본의 참여 지분을 최소화 할 것과, 외국투자기업의 선정에 있어 방송의 문화적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양식있는 기업으로 한정해 줄 것을 당부하고자 한다.
방송위원회의 현명한 결정을 우리는 주의깊게 지켜 볼 것이다.



2000년 4월 11일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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