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대표단식을 나선 사람은 정혜열(78살)님입니다. 한국전쟁 유족회 상임대표를 맡고 있습니다.2. 그녀의 아버지 정상윤님은 1905년에 태어나 일본 명치대학교 3학년 재학중 1928년 고향인 평북 철산으로 돌아와 ‘신간회’ 평북 철산지회 설립을 주도했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 경찰에 잡혀 7년형을 선고받고 2년여 간 옥고를 치렀습니다. 이후 몽양 여운형 선생이 주도한 건준에 참여했다가 다시 투옥됐고 한국전쟁 때 대전형무소에서 좌익이라는 핑계로 즉결 처형당했다고 합니다. 4. 아래는 정혜열님의 아버지 정상윤님이 주도했던 신간회 평북 철산집회 발기문의 내용입니다. 잠시 적어봅니다. “우리 2천만 동포 및 3천리 강산이 주인을 잃은 지 20년이 가까이 되었다. 우리들은 그동안 무한한 압박과 착취를 받아 정치적으로 털끝만큼의 자유도 없었다. 우리들은 토지와 자유를 빼앗기고 기한(飢 寒 )과 압박에 눈물 흘리며 일본 혹은 만북만주에 유랑하고 있고, 조선인인 우리가 이르는 곳에서는 구축(軀逐), 압박, 박해, 멸시를 받고 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교묘한 착취와 끝없는 압박은 점점 혹독해지고 있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듯이 착취와 압박이 점점 심해짐에 따라 우리의 반항열도 더욱 높아만 갈 뿐이고 기미운동 이후 우리의 반항운동은 점점 맹렬하게 전개되고 있다. (중략) 민족적 역량을 통합하여 이중삼중으로 속박하고 있는 가혹한 철선을 2천만의 불끈 쥔 주먹으로 분쇄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오늘 우리가 통절하게 절규하는 바이다. 모이고 일치 단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는 우리의 강렬한 대중적 요구이다. 우리의 사활을 결정할 이 침통한 대중적 요구를 실현하는 것은 민족적 단일세력으로 결성과정에 있는 우리 신간회다.” (이하 생략) 어떤가요? 시대를 초월해 지금 들어도 그 울림이 비슷합니다. 5. 정혜열 님은 이같은 아버지의 독립운동을 인정받고자,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진정을 냈고, 과거사위원회는 지난 2007년 5월 “정상윤의 항일 독립운동은 진실이 규명됐다”고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보훈처에서는 행적이 분명치 않다며 독립유공자 지정을 보류 조치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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