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실위 ‘2023년 5월 민주언론실천상’
수상작과 추천작에 언론인 본디 모습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을 알아 ‘민주 언론’ 체계를 지키고 보호하려는 언론인. 공정 보도를 가로막는 권력과 자본 횡포에 맞서 편집·편성권을 쟁취하려는 언론인. 언론의 책임과 역할을 깊이 알고 약자 쪽에 선 언론인.

 ‘2023년 5월 민주언론실천상’ 수상작과 추천작에 한국 언론 본디 모습이 서렸다. 언론을 겨냥한 온갖 혐오를 딛고 진득이 취재해 올곧게 알렸다.

 조선일보·월간조선이 ‘노동자 분신 방조와 유서 대필 의혹’ 따위를 일으킨 건 저널리즘 기본을 잊은 채 여론 선동이나 일삼기 때문(MBC)이고, 윤석열 정부가 노동조합을 혐오한 건 ‘지지율 장사 밑천’이기 때문(뉴스타파)인 걸 알게 했다. 건설노조를 ‘건폭’이라 부르지 말라(경남도민일보) 했고, 건설노조 조합원이 한뎃잠 자며 시위할 때 건설사 사장은 골프 외유나 즐기는 꼴을 (CBS가) 전했다.

 43년 전 ━ 1980년 ━ 광주 상무관 꼬마 상주 조천호와 소년 조영운·이창현이 미공개 사진 1073장과 함께 2023년 5월 우리에게 ‘오는’ 까닭(KBS)을 깨닫게 했다. 43년 묵은 ‘전두환 일가 검은돈’을 지금 말해야 할 이유(KBS)와 26년 동안 법정에서 다툰 일제 강제 동원 피해에 다시 눈길을 둬야 할 까닭(YTN)을 짚었다.

 이삼십 년 된 삶터에서 400킬로미터나 떨어진 창원으로 가라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 한 통에 떠밀린 노동자를 찾아가 ‘요즘 어떤지’를 (경인일보가) 물었다. 여수국가산업단지 기업으로부터 광고를 얻는 지역 매체 짜임새를 딛고 비블라카본코리아 농성 노동자에게 귀(전남CBS) 기울였고, 강제 출국 두려움에 떠는 미등록 국내 이주 어린이를 (한국일보가) 바라봤다. 가난해 살기가 어려운 44만여 어린이 현실을 (MBC가) 살폈고, 생때같은 젊은이가 군대에서 사망했을 때 국가가 마땅히 배상해야 할 까닭(SBS)을 알렸다. 플랫폼 노동도 최저임금이 가능하기에 ‘다시, 최저임금’에 눈길을 둬야 할 때(경향신문)라고 짚었고, 국가가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은 ‘욕창과 가난’ 옆에 (KBS가) 섰다. ►아래 표 참조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지난 7일 오후 서울 성암로 267 MBC본부에서 2023년 6월 회의를 열어 MBC <“분신 방조”···“노조 잡는 여론 선동” 조선일보> 검증 연속 보도, KBS <다큐인사이트 ━ 1980, 로숑과 쇼벨>, 경인일보 <GM 부평 노동자, 창원 파견 그 후> 연속 보도를 5월 민주언론실천상 수상작으로 골라 뽑았다. 15개 추천작 모두 “언론노조 조합원답게 언론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깊이 인식”한 것으로 평가됐고, 세 수상작에 더욱 뜻이 모였다.

 

▴2023년 5월 17일 MBC <뉴스데스크 ━ “분신 방조”··· “노조 잡는 여론 선동” >

 

 “윤석열 정부 ‘건폭’ 몰이와 조선일보 ‘분신 방조’ 보도가 유착했을 개연성을 밝힌 사실 중심 검증 기사였다. 월간조선 ‘유서 대필 의혹’ 기사까지 차분히 검증해 사실에 바탕한 진실 보도 가치를 다시금 알게 했다.”

  MBC 취재진은 지난 5월 17일부터 23일까지 엿새간 노조 혐오와 악의 가득한 조선일보 ‘분신 방조’, 월간조선 ‘유서 대필 의혹’ 보도를 검증했다. 유서 필적 감정을 서둘렀을 뿐만 아니라 20일 동안 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 주차장에 방치됐던 고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 명찰까지 찾아내 ‘사실 교차 검증과 현장 취재 중요성’에 무게를 더했다.

 김재경 민실위원(MBC)은 “사실 중심 검증 보도를 이어 갔고, 조선일보가 검찰이나 경찰이 아니고선 제공할 수 없는 CCTV 영상을 근거로 기사를 작성했을 가능성이 높았음을 고발”한 것에 곁점을 찍었다. 장규석 민실위원(CBS)도 “(언론과) 권력이 유착한 의혹을 깨 의미가 크다”고 봤다.

 

▴2023년 5월 18일 KBS <다큐인사이트 ━ 1980, 로숑과 쇼벨>

 

 “다큐멘터리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담긴 이야기는 더 칭찬할 만하다. 미공개 사진 1073장을 새로 찾아낸 데다 두 외신 기자와 5·18 항쟁 유족 간 만남까지 이어져 더욱 뜻깊다.”

 KBS 제작진은 5·18 항쟁 ‘꼬마 상주’ 사진을 좇은 끝에 프랑수아 로숑과 패트릭 쇼벨이 간직한 ‘1980년 5월 광주 1073개 장면’을 2023년 한국 사회로 끌어왔다. 5·18진상규명위원회가 조사 계획을 새로 세울 수 있을 만큼 비어 있던 사실을 메워 진실에 다가설 첫머리(사진)였다. 현장 기록 가치가 무겁고 귀중한 걸 거듭 알게 했다.

 류란 민실위원(SBS)은 “잘 만들어진 다큐”라며 “미공개 사진 1073장을 새로 발굴하는 등 공영방송으로서 공적 역할에 기여했다”고 짚었다. 한동오 민실위원(YTN)도 “미공개 사진을 처음 발굴해 분석했고, 외신 기자와 유족의 만남까지 의미와 감동을 함께 전해 줬다”며 “민주언론실천상에 걸맞은 프로그램이었고 품질(quality)이 압도적으로 높았다”고 말했다.

 

▴2023년 5월 30일 경인일보 3면 <GM 부평 노동자, 창원 파견 그 후 (상)>

 

 “지역 언론이 잘할 수 있고 해야 할 보도가 무엇인지 잘 보여 줬다. 여러 매체에 반짝 보도됐다가 금세 사그라져 잊힌 노동자 곁엔 결국 지역 언론인이 서 있음을 알게 한 기사였다.”

 경인일보 기획취재팀은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사흘간 ‘경남 창원으로 간 한국GM 부평공장 노동자가 몹시 위태로운 지경에 놓였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인사 통보 문자 메시지’ 한 통에 떠밀려 이삼십 년간 일군 삶터를 떠나야 했던 650여 노동자 다섯 가운데 한 명은 건강이 매우 심각한 위기임을 드러냈다. ‘무너진 일상’에 침잠한 노동자에게 손길 뻗칠 때라고 알렸다.

 윤범기 민실위원(MBN)은 “사회 약자를 발굴하고 적절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이 민주언론실천상 취지와 잘 맞아 수상 자격이 있다”고 짚었다. 김재경 민실위원(MBC)도 “지역 언론이 정석으로 해야 할 보도였다”며 “(이런 보도를 하지 못해) 부끄러웠을 정도”라고 말했다. 

  시상식은 14일(수) 오후 2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 124 전국언론노동조합 회의실에서 열린다.

 

 

2023년 6월 1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회

 

 

응모순

‘2023년 5월 민주언론실천상’ 후보 작품

추천인 비롯한 비고

1

뉴스타파 <노조 혐오 방정식 ━ 지지율 장사 밑천>

신동윤 뉴스타파지부장

2

경향신문 <다시, 최저 임금> 연속 보도

김지환 조합원(경향신문지부)

3

YTN <탐사 보고서 기록: 강제 동원 ━ 피해자 없는 시대>와 관련 보도

한동오 민실위원(YTN지부)

4

전남CBS <비블라카본코리아 불법 파견 의혹> 연속 보도

반태경 CBS지부장

5

MBC <대통령실 ‘국민의힘 공천·당무’ 개입 의혹> 연속 보도

김재경 민실위원(MBC본부)

6

MBC <“분신 방조”···“노조 잡는 여론 선동” 조선일보> 검증 연속 보도

김재경 민실위원(MBC본부).

7

MBC <빈곤의 아이들> 연속 보도

김재경 민실위원(MBC본부)

8

경남도민일보 <‘건폭’이라 부르지 말라> 연속 보도

김남원 경남도민일보지부장

9

한국일보 <무법지대 코인 리포트> 연속 보도

김진주 민실위원(한국일보지부)

10

한국일보 <언니는 ‘유령 아동’, 동생은 ‘한국인’··· 차별받는 아이들>

김진주 민실위원(한국일보지부)

11

SBS <‘군에서 죽으면 개죽음?’ 이제는 달라질까>

박하정 조합원(SBS본부)

12

KBS <[다큐인사이트] 1980, 로숑과 쇼벨>

서병립 민실위원(KBS본부)

13

경인일보 <GM 부평 노동자, 창원 파견 그 후> 연속 보도

박경호 경인일보지부 수석부지부장

14

KBS <[시사직격] 각하와 나 ━ 전우원, 전두환 일가의 검은돈을 말하다> 

서병립 민실위원(KBS본부)

15

CBS <건설노조는 길바닥, 사장님은 골프 여행>

김중호 CBS지부장

*

KBS <시사기획 창 ━ 욕창, 여기 사람 있어요>

김동욱 KBS대구경북지부장. *추천 마감 시한을 넘겨 응모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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