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그곳에 찾아가 보고 들었다
2023년 10월·11월 민주언론실천상

 찾아가 깊이 보고 이치에 어긋난 짜임새를 드러낸 기자. 찾아가 깊이 듣고 취재원 괴로움과 아픔을 알린 기자.

 한국이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밑거름이다. 국가 검열 기구 노릇에 빠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사법 시험 잘 본 남성 중심 대법원으로는 뒷걸음질만 치게 될 걸 알게 했다. 함께 살고 있음에도 없는 것처럼 움츠린 지역 퀴어와 국가가 벼랑으로 내몬 뒤 끝내 외면한 제주 4·3 밀항인 어깨가 우리와 나란해질 때가 된 걸 알게 했다.

 ‘2023년 10월·11월 민주언론실천상’에 공정과 인권이 깃들었다. 취재진이 흘린 땀이 한국 사회에 촘촘히 배어들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지난 6일 서울 성암로 267 MBC본부에서 12월 회의를 미디어오늘 <이상한 나라의 방통심의위>와 경향신문 <이토록 XY한 대법원>을 2023년 10월 민주언론실천상 수상작으로 뽑았다. 11월 수상작으로는 경남도민일보 <일곱 색깔 권리를 말하다>와 제주CBS <4·3, 경계를 넘어서>를 골라 뽑았다.

 

▴미디어오늘 2023년 10월 24일 자 <방통심의위, 소송 완패 8건 중 6건 ‘정치 심의’였다> 보도

 

 “모든 언론이 파고들 문제임에도 윤석열 정권에선 외면했는데 취재진이 열심히 보도를 이어 갔다. 언론 역할을 충분히 한 취재로 평가된다.”

 미디어오늘 취재진(금준경·박서연·박재령·윤유경)은 지난 10월 10일부터 31일까지 한 달여 동안 방심위가 해외 주요 국가엔 이른바 ‘가짜 뉴스’ 관련 행정 규제가 사실상 없다는 보고서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정파 이해에 기운 국가 검열 행태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 같은 ‘정치 심의’가 소송 패배로 이어졌고 남성 편향 심의위원 짜임새도 문제라고 짚었다.

 한동오 민실위원(YTN)은 “방통심의위 직원들 보고서 분석, 소송 현황, 판결문 분석, 50대 이상 남성 편중 심의위원, 전 방심위원장과 현 심의위원 인터뷰를 통해 현 방심위의 문제점을 폭넓게 취재한 독보적인 취재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윤범기 위원(MBN)도 “이동관 탄핵과 사퇴 과정에서 미디어오늘이 가장 열심히 방심위 관련 보도를 이어 갔다”며 “민주 언론 실천 취지에 부합했다”고 봤다.  

 

▴경향신문 2023년 10월 17일 자 <이토록 XY한 대법원> 첫 회

 

 “기획이 날카로웠고 여성 대법관이 판례를 만들어 내는 것까지 내보여 인상적이었다. 남성 중심 사법부 문제점을 매우 다양한 사실로 분석했다. 뛰어난 취재 보도물이다.”

 경향신문 취재진(이혜리·김희진·김혜리)은 지난 10월 17일부터 31일까지 열나흘 동안 다양성은커녕 여성조차 크게 모자란 한국 대법원 본디 모습을 기사 스물한 꼭지에 담았다. 지난 2004년 첫 여성 대법관이 나온 뒤 19년 동안 여덟 명에 머문 ‘남성 중심 한국 대법원’ 실태가 고스란했다. 1948년 헌법을 만들어 정한 뒤 나온 대법관 156명 가운데 8명, 곧 5.12%. 여성이 백에 다섯에 지나지 않은, 이토록 XY한 대법원이었다.  

 김재경 민실위원(MBC)은 “‘이런 것까지 있었어?’라고 할 정도로 기획이 날카로웠다”고 짚었다. 한동오 위원도 “남성 중심적 사법부의 문제점을 전국 고등법원 재판부 전수 분석, 대법원 등 산하 위원회 위원 현황, 여성 판사 심층 인터뷰, 성 인지 감수성 대법원 판례 인용 횟수 분석 등 매우 다양한 팩트로 분석했다”며 “뛰어난 취재 보도물”이라고 평가했다.

 장규석 위원(CBS)도 수상 자격이 넉넉한 보도로 추천했다.

 

▴경남도민일보 2023년 11월 24일 자 1면

 

 “지역 언론이 독자 가까이에서 할 수 있는 보도가 무엇인지 잘 내보였다. 축제를 응원하는 320인 이름을 지면에 담고 현장 속 여러 목소리를 잘 알려 돋보였다.”

 경남도민일보 취재진(김다솜·김연수·박신·정종엽·최석환)은 지난 11월 21일부터 25일까지 닷새 동안 숨죽인 채 살아 온 경남 지역 성 소수자가 누구든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으로 내딛는 발걸음을 전했다. 기사 일곱 꼭지마다 성 소수자가 모진 땅에서 견디는 아픔과 차별 없이 살아갈 방향이 오롯했다.

 김재경, 윤범기, 장규석 민실위원이 11월 수상작으로 추천하는 데 뜻을 모았다.

 

▴2023년 11월 28일 자 노컷뉴스에 실린 오사카 통국사 4·3 희생자 위령비. 제주 마을마다에서 가져간 돌이 놓여 있다.

 

 “재미없어 언론이 관심을 두지 않는 이야기를 다뤘다. 잘 쓴 기사다. 소리가 가진 힘과 라디오 듣는 재미까지 새삼 느꼈다.”

 제주CBS 고상현 기자는 지난 11월 20일부터 29일까지 열흘간 제주와 오사카를 오가며 들은 ‘제주 4·3 밀항인 목소리’를 기사 여덟 꼭지와 라디오 뉴스로 담아냈다. 살기 위해 몰래 바다를 건넜고 지독한 차별에 눌린 질곡 속 세월을 전했다. 제주가 그립고 미안해 가진 걸 대가 없이 베풀었음에도 한일 어느 정부도 4·3 밀항인에게 보답하지 않는 현실을 알렸다.

 윤범기 민실위원은 “밀항인 기록, 쉽지 않은 일인데 해냈다”고 짚었다. 한동오 위원도 “언론이 다루지 않는 걸 다뤄 줘 감사했다”고 말했다.

 장규석 위원은 “예맨 난민이 제주에 들어온 일을 사례로 삼아 우리 사회 차별과 혐오 문제를 짚는 것으로 보도를 마무리해 완결성이 있었다”고 봤다.

 시상식은 13일(수) 오전 11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 124 전국언론노동조합 회의실에서 열린다.

 

 

 

2023년 12월 1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회

 

응모순

2023년 10월 민주언론실천상 후보 작품

추천인 비롯한 비고

1

미디어오늘 <이상한 나라의 방통심의위> 연속 보도

금준경 조합원(미디어오늘지부)

2

뉴스타파 <이태원 참사 1주기: 무책임, 무시 그리고 흩어진 목소리>

신동윤 뉴스타파지부장

3

경남도민일보 <조작된 건폭, 빼앗긴 권리> 연속 보도

김남원 경남도민일보지부장

4

경향신문 <이토록 XY한 대법원> 연속 보도

이혜리 조합원(경향신문지부)

5

SBS <그것이 알고싶다 ━ 짱구맨과 이상한 면접>

장경주 조합원(SBS본부)

6

KBS <국정원 정보원 '마약 조작 사건' 단독 보도>

서병립 민실위원(KBS본부)

7

MBC <스터디 카페 성폭력> 연속 보도

류제민 조합원(MBC본부 부산지부 민실위 간사>

 

응모순

2023년 11월 민주언론실천상 후보 작품

추천인 비롯한 비고

1

SBS <일손 전쟁, 우리는 매력적입니까> 연속 보도

제희원 조합원(SBS본부)

2

경남도민일보 <흔들리는 민주주의, 공생을 찾아> 연속 보도

김남원 경남도민일보지부장

3

경남도민일보 <일곱 ‘색깔 권리를 말하다’> 연속 보도

김남원 경남도민일보지부장

4

제주CBS <4·3밀항인 기록-경계를 넘어서> 연속 보도

고상현 조합원(CBS지부)

5

YTN <별의 기억 _ 10.29 이태원 참사 1년의 기록> 

한동오 민실위원(YTN지부)

*

MBC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연속 보도

김재경 민실위원(MBC본부). 마감 시간을 넘겨 응모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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