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숙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공동대표가 서울시 권리중심일자리의 최중증장애인노동자 400명 해고에 반대하며 침묵 시위를 벌이다 어제(3월 11일) 경찰에 강제 연행됐다. 1월 8일 이후 벌써 네 번째 강제연행이다.
전장연은 2001년 오이도역에서 발생한 리프트 추락 사고로 공론화 한 장애인 이동권 투쟁에서 생긴 ‘장애인이동권연대’를 계승하는 단체다. 그들의 투쟁으로 우리 사회는 지금은 당연해 보이는 저상버스, 지하철 역사 엘리베이터 등을 얻을 수 있었다.
2017년에는 장애인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투쟁을 전개하여 2020년에 서울에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를 만들어냈다. 장애인도 시민으로서 이동하고 노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요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형숙 대표 연행에서 보듯 그들의 투쟁은 강제 퇴거와 연행 방패와 채증 카메라가 뒤섞인 처절한 싸움이었다. 그들은 소수자를 외면하고 회피하는 한국 사회에서 상식과 평등을 몸을 땅에 갈고 눈물을 흘리며 요구해 왔다.
윤석열 정권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들의 요구를 ‘불법과 폭력’이라고 겁박하고 낙인찍었다. 경찰과 지하철공사가 그들의 출근길 지하철 투쟁을 위압적으로 끌어내는가 하면, 그들의 손으로 얻어낸 공공일자리를 하루아침에 폐지해 최소한의 ‘노동할 권리’조차 빼앗았다. 나아가 그들이 시민으로서의 자기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불복종’하고 불만을 ‘표현’할 권리마저 짓밟고 있다.
참담하다. 언론 또한 이들을 몰아세우는 데 앞장서 왔다. 이형숙 대표의 연행을 두고 보수신문과 방송사 통신사들은 ‘현행범’ ‘경찰 폭행’의 헤드라인을 걸었다. 전장연이 뭘 요구했기에 경찰과 대치했고, 침묵 시위가 신체적 접촉으로 이어지는 데 경찰이 어떻게 과잉 진압을 했는지는 묻지 않고 침묵했다. 표현의 자유라는 가치에 터잡은 언론이 집회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탄압을 애써 외면한 셈이다.
언론노조는 윤석열 정권에서 일어나는 방송 장악·언론 탄압과 함께 극심해져 가는 시민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탄압에 반대하며 장애인 권리를 위한 전장연의 투쟁에 연대한다. 민주주의 사회는 시민의 권리와 평등이 제자리에 설 때 가동한다. 우리는 더는 민주주의의 퇴행을 지켜만 보고 있지 않겠다.
2024년 3월 1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