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폐국 위기의 주범, 오세훈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석고대죄하라.

TBS 재건의 주체는 언론노동자와 시민이다.

 

서울의 유일한 지역공영방송 TBS가 오늘자(11일)로 서울시 출연기관 지위가 해제됐다. 2년 전 서울시 의회의 지원조례 폐지에 이어 출연기관 지위마저 해제되면서 TBS는 더 이상 방송을 제작할 수 없는 불능상태가 됐고, 구성원들은 임금체불과 집단 실직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유일무이한 지역 공영방송사이자 시민의 자산이었던 TBS는 서울시 권력의 폭정 속에 폐국과 민영화의 갈림길에 서게 된 것이다.

모든 책임은 서울시의회와 서울시에 있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승리 후 서울시의회를 장악한 뒤 2022년 11월, TBS의 설립과 운영에 관한 조례를 ‘폐지하는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김어준 방송의 불공정성’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며, 프로그램 하나를 핑계삼아 방송국을 통째로 날리겠다는 극악무도한 짓을 벌였다. 그 결과, 김어준과 아무런 관련 없는 수 백명의 선량한 노동자와 그 가족들은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의 정치적 인질이 돼 하루 아침에 생존권을 위협당하는 처지로 내몰렸고, 30년 역사의 지역 공영방송은 흔적없이 사라질 상황이다.

‘TBS 지원 연장을 바란다’고 말했던 서울시와 오세훈 시장의 말은 허언으로 막을 내렸다. 오세훈 시장은 TBS의 생존을 위해 사실상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음으로써 공영방송의 폐국과 TBS 노동자들의 생존권 위기를 적극적으로 방조했다. 과거 무상급식에 반대한다며 학생들 밥그릇을 엎고 시장직에서 물러났던 오세훈은 십 수년이 지난 오늘 수백명 방송노동자들의 밥그릇을 다시 엎어 버렸다. 과연 오세훈다운 행보다. 인간의 양심이라는 게 있으면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 서울시 의회는 지금이라도 TBS 구성원들과 시민들에게 석고대죄해야 마땅하다.

폐국 위기에 내몰린 조직을 살리기 위해 분골쇄신해도 모자랄 TBS의 책임자들은 수수방관으로 일관하며 오세훈 시장과 국민의힘의 정치적 이해만을 대변하다 조직을 파탄냈다. 박노황 이사장과 서울시 추천 이사들은 지원조례 폐지와 출연 출자 기관 지위가 해제된 이상 더 이상 TBS에 남아 있을 아무런 이유도 없다. 즉시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우리가 끌어낼 것이다.

오늘, 공영방송 TBS는 방송과 미디어를 정치적 장악과 지배의 대상으로 여겨온 썩어빠진 정치 풍토 속에서 망가졌다. 그러나 언론노동자와 시민들은 TBS를 어떤 형태로든 재건해 낼 것이다. 그 어떤 방송보다도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시민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 진심이었던 TBS를 다시 서울시민의 품으로 돌려보낼 것이다. 우리는 오늘날 생존의 위기에 놓인 TBS를, 머지 않은 미래에 권력의 간섭과 치졸한 재정 탄압으로부터 자유로운, 튼튼하고 믿음직한 방송으로 다시 세울 것을 다짐한다.

 

2024년 9월 1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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