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대통령실 경호처와 경찰은 태릉 골프장 입구에서 윤석열 대통령 골프 일정을 취재하던 CBS 기자의 취재용 휴대전화를 빼앗고 건조물 침입죄 운운하며 겁박했다. 시민이 자유롭게 오가던 공개 장소에서 대통령 골프 일정을 취재하던 언론인의 현장 취재를 강제로 중단시키고 방해한 명백한 언론 탄압 행위다. 대통령실 경호처와 경찰은 민주 사회 근간인 헌법과 법률을 업신여긴 채 국민의 따가운 눈총이 쏟아지던 골프 일정을 감추는 데 급급해 대통령 심기만 보살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의 친교를 위해 골프 연습을 8년 만에 재개했다는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국민에게 둘러대던 용산 권력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려 언론인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취재를 방해하는 일에는 진력을 다했다.    

 대통령에게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전무하고, 일반인이 통행하는 공개 장소에서 행해진 취재 행위까지 과도하게 제지하고 휴대전화까지 빼앗은 행위는 대통령실 경호처의 도를 넘는 과잉 충성이자 반헌법적 권한남용이다. 대통령을 향한 비판 발언에 대해 사지를 들어 격리하고, 입을 틀어막아 국민적 비난을 자초했던 일을 겪고도 용산 권력의 작동방식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용산 눈치 보며 언론인의 정당한 취재 행위를 범죄 취급하며 겁박한 경찰도 경호처와 오십보백보다. 

 윤석열 아래 사람 없다는 듯 공권력을 국민이 아닌 권력자 스스로를 위해 남용하는 것은 명백한 독재적 징후이다. 언론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라는 얘기다. 권력자가 아닌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얘기다.

 북한이 보복을 다짐한 날 골프 치는 대통령을 취재하는 기자에겐 언론 자유와 독립이 보장되어야 마땅하다. 골프장 울타리 밖에서 골프 치는 대통령을 바라보고 기록하려는 기자에겐 아무런 잘못이 없다. 대통령실 경호처와 경찰은 잘못을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게 마땅하다.   

 

2024년 11월 1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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