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미디어넷의 위기는 대주주와 경영진 책임이다.
해고 협박 중단하라!
KT를 비롯한 KT 계열사, SBS 계열사인 SBS미디어넷 그리고 jtbc 계열사 및 일부 방송사에서 ‘희망퇴직’이란 망령이 준동하고 있다. 미디어산업 구조 위기, 경영난, 사업장 존속 위험…. 온갖 두려운 단어를 동원해 마치 배려하는 것처럼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거론하지만 사실은 회사를 떠나라고 겁박하고 있다. 묻는다. 이 위기가 사실이라면 사용자들은 지금까지 무엇을 했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먼저 책임져야 할 것은 당신들 아닌가.
SBS미디어넷의 조재룡 사장의 행태는 특히 심각하다. 현재 경영 위기가 ‘치러야 할 대가를 미루어 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고정비 성격의 인건비 탓만 한다. 덧붙여 희망퇴직 뒤 인력 비효율을 해소하고자 조직구조 개편까지 불사하겠다고 선언했다. 희망퇴직을 빙자했으나 실질은 정리해고를 강행하다는 뜻이다.
적반하장도 정도가 있다. 현재 SBS미디어넷이 겪고 있는 위기의 본질은 대주주인 TY홀딩스로부터 비롯됐다. 윤세영 회장 등 대주주 일가는 수 조원대의 손실로 워크아웃에 빠진 태영건설을 살리고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SBS미디어넷에서 8백억원대가 넘는 유보금을 현금인출기처럼 탈탈 털어갔다.
미디어넷 경영진은 거덜나는 회사 곳간을 못 본 체하며 입도 뻥긋 하지 않고 대주주의 심기 경호에 열중했고, 그 이후로도 대주주의 횡포를 견제할 아무런 조치도, 역할도 하지 않았다. 조직을 위기의 수렁으로 몰아 넣은 주범은 바로 경영진과 대주주이다. 경영 실패에 책임을 지기는커녕 땀 흘려 일한 죄 밖에 없는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협박을 일삼는 조재룡 사장의 행태는 위기에 빠진 조직 전체를 완전히 수렁으로 몰아넣게 될 것이다.
회사의 사정이 어려워졌으면 대주주의 현금 빼가기, 경영 실패 등 위기의 원인과 책임을 먼저 구성원들에게 진솔하고 성실하게 설명하고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게 순서이다. 그러나, 지금 SBS미디어넷에서 말하는 희망퇴직은 권고사직 또는 해고 조치와 다르지 않다. 사고친 자는 뒷짐지고 딴청을 부리고 피땀 흘려 회사를 키운 노동자들만 엄동설한에 거리로 내모는 적반하장이자, 대주주와 경영진의 모럴 헤저드 그 자체이다.
언론노조는 강력히 경고한다. SBS미디어넷을 한 순간에 위기로 몰아넣은 장본인들이 책임을 회피하고 노동자들의 고용과 임금을 대주주와 경영진의 사익과 맞바꾸려 한다면 엄중히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지금 당장 해고 협박 행태를 중단하고 노동조합과 성실한 교섭을 통해 해결책을 마련하라. 우리의 경고를 가벼이 여기지 않기 바란다.
2024년 12월 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