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협약은 사업장 내에서 노사간 합의한 규범이다. 취업규칙이나 사규보다 우선한다. 사업장 내 민주주의의 핵심은 노사 합의로 만들어진 단체협약을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광주MBC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면 단체협약에 대한 사측의 이행 의지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김낙곤 현 사장이 광주MBC의 노조 지부장 출신인 점을 생각하면 더욱 어처구니가 없다. 김 사장은 2012년 김재철 사장의 공정방송 훼손 등에 맞서 투쟁했을 때 광주MBC지부장이었다. 당시 김낙곤 지부장은 금남로와 각종 투쟁 문화제에서 언론의 공공성과 민주주의를 소리높여 외쳤다. MBC 구성원들의 긴 투쟁 끝에 쟁취해 낸 단체협약과 그 안에 포함된 공정방송 제도의 의미와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가 바로 김 사장이다. 무엇이 그를 이토록 변하게 만든 것인가.
광주MBC 김낙곤 사장을 두고, 단체협약 이행에 대한 책무도, 사내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도, 사내 민주주의의 핵심인 소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끝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2023년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한 고용노동부 시정명령도 불응했고, 소통 없는 부당 인사에 이어 급기야 노사가 맺은 단체협약까지 무시하고 있다.
중간평가제도는 공정방송을 이루기 위해 싸워온 역사의 산물이다. 그 역사를 누구보다 잘 아는 김 사장이 자신의 위치가 바뀌었다고 앞장서 그 역사를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단체협약 상 중간평가 조항 그 어디에도 평가 사유를 사장이 판단하게 돼 있지 않다. '인사권' 운운하며 중간평가 여부를 사장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를 용인할 경우 중간평가 제도는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김 사장의 이같은 행태는 단체협약상 규정된 임명동의제를 대놓고 무시하고 있는 KBS 박장범, YTN 김백과 무엇이 다른가.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호찬)은 김낙곤 광주 MBC 사장에게 경고한다. 단체협약을 즉각 이행하라. MBC 구성원들을 비롯한 언론노조 조합원들이 지난한 투쟁을 통해 어렵게 만들어낸 공정방송 제도를 더이상 욕보이지 말라. 우리가 싸워왔던 적폐 사장과 김 사장이 다름을 스스로 증명하라. (끝)
2025년 3월 2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