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와의 동행’ 외치며 공영방송 짓밟나!
오세훈은 TBS를 시민의 품으로 당장 돌려놓으라!
대선 출마를 예고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어제(4월 12일) 돌연 불출마를 선언했다. ‘비정상화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해 정권 창출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한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약자와의 동행’을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실소밖에 나오지 않는다. TBS를 무참히 짓밟은 자가 대통령 후보 운운할 때부터 자격조차 없던 인물이다. 무슨 낯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고 나섰다가 이제 와서는 무슨 염치로 ‘약자 동행’을 꺼내 드나.
우리는 그가 서울시민에게 무엇을 했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오세훈은 공영방송 TBS를 철저히 파괴했다.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던 수도권 유일의 공영방송을 정치적 보복의 수단으로 삼았고, 정당한 공론 없이 예산을 전액 삭감하며 사실상 폐국에 이르게 했다. 권력이 오로지 정치적인 이유로 공영방송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가장 극단적인 방식이었다.
오세훈은 직접 폐국 명령을 내리진 않았다. 그러나 예산이라는 생명줄을 끊고, 법적 지위를 흔들고, 방송 독립의 기반을 무너뜨리며 공영방송을 말살했다. 이런 모든 행정 조치는 서울시장으로서 그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했다. 정치적 책임을 회피한 채 ‘서울시의회가 결정한 일’이라며 뒤에 숨었지만, 시민들은 알고 있다. TBS를 해체한 최종 결정권자가 누구인지를.
TBS는 단순한 지역공영방송이 아니다. 그곳은 시민의 일상, 약자의 목소리,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 사회적 다양성을 품은 공간이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비롯해 권력 친화적이지 않은 목소리가 존재할 수 있던 몇 안 되는 공간이었다. 그 목소리가 불편했던 자들이 언론의 존재 이유 자체를 부정하며 ‘출연료’나 ‘편향성’ 등 프레임으로 TBS를 공격했고, 오세훈은 그 공세를 기회로 삼아 서울시장의 권한을 남용했다.
TBS 파괴는 공영방송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 중대한 민주주의 훼손 행위다. TBS를 무너뜨린 사건은 대한민국에서 공영방송이 얼마나 취약한 조건에 놓여 있는지를 드러냈고, 권력이 언론을 통제하려 들 때 그것을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위법하게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무도하게 비판언론을 탄압하고, 끝내 언론을 향해 포고령을 내렸던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끝을 기억하는가. 헌법재판관 만장일치의 파면 선고였다.
시민의 언론을 침묵시키고, 비판을 지우고, 조직을 파괴한 오세훈의 종착점 역시 그리 멀지 않았다. 꿈조차 꾸지 말았어야 할 대권 포기로 이제 오세훈이 할 일은 더욱 명확해졌다. 그는 내란수괴 윤석열의 탄핵에 ‘말로 다할 수 없는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게 진심이라면 서울시장으로서 스스로 행적부터 책임져야 할 것이다.
오세훈이 돌려놓아야 할 것은 권력이 아니라 시민을 위한 공공성이다. 민생, 노동, 기후생태, 인권, 미디어, 성평등, 사회복지 등 그의 임기 내내 주요 분야에서 축출된 공공성 회복이야말로 가장 시급한 과제다. 시민의 방송 TBS를 복원하라. 공영방송 파괴를 시민에게 사과하고, 정상화에 나서라. 그것이 시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 책무다.
공영방송은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 공영방송 존립은 정권과 무관하게 지속되어야 하며, 특정 정치권력에 의해 부정되어선 안 된다. 시민의 목소리를 지우는 순간 민주주의는 껍데기만 남는다. 우리는 그 껍데기를 거부한다. TBS는 서울시민의 소중한 미디어 자산이다. 오세훈은 공영방송 TBS를 복원하라. TBS를 시민의 품으로 돌려놓아라. 시민의 명령이다. <끝>
2025년 4월 14일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