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창립 37주년 기념사]
여러분의 목소리가 곧 우리의 결의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조합원 여러분!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창립 37주년을 맞았습니다. 민주화 투쟁의 열기 속에서 1988년 선배 언론노동자들이 우뚝 세운 깃발 아래, 오늘도 여러분과 함께 서 있다는 것이 참으로 벅찹니다.
37년은 결코 짧지 않은 세월입니다. 그 시간 동안 우리 언론노동자들은 수많은 고비를 넘어왔습니다. 권력의 탄압 앞에서도, 자본의 회유 앞에서도, 우리는 언론 자유를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가능했던 건 오로지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올 한 해도 그러했습니다. 언론 장악과 폭정 끝에 12·3 내란을 저지른 윤석열 정권은 파면됐고, 오랜 염원이었던 방송3법 개정을 이뤄냈습니다. 이는 한파와 땡볕 속에서도 결코 지치지 않고 싸움을 이어간 조합원 동지 여러분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구성, 방송3법 후속 조치와 임명동의제 확대, YTN과 TBS 정상화, 정보통신망법 개정 대응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여전히 산적해 있습니다.
언론노조의 역사는 조합원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헌신과 참여로 쓰여졌습니다. 투쟁 현장이든 일상의 작은 실천이든, 우리 조합원들은 언론노동자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해왔습니다. 우리 조직의 힘은 바로 여러분에게서 나옵니다. 여러분의 목소리가 곧 우리의 결의고, 여러분의 발걸음이 곧 우리의 길입니다. 우리 언론노조는 "언론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깊이 인식하고 공정보도를 가로막는 권력과 자본의 횡포에 맞서" 싸울 것을 첫 번째 강령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 원칙은 미디어 환경과 정치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흔들릴 수 없습니다. 권력과 자본의 압력 속에서도 우리는 언론노동자로서의 본분을 다할 것입니다.
내년에도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녹록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37년의 역사가 증명하듯,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서로의 어깨를 의지하며 여기까지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나아갈 것입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참여가 바로 언론노조를 만들어갑니다.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며, 여러분과 함께 싸워나가겠습니다.
겨울로 접어들며 한파가 문턱까지 다다랐지만, 민주언론을 향한 우리의 투쟁과 실천, 열정의 불씨는 사그라들지 않을 것입니다. 올해 민주언론상에 응모한 여러 보도들과 수상작들에서도 그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각각의 현장에서 우리의 실천을 하고 계신 모든 조합원분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11월 2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이호찬 / 수석부위원장 조성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