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제 싫어...임금인상분 거부
연봉제에 참여하기 위해 노조를 탈퇴했던 한국일보 기자 3명이 최근 연봉제를 거부하고 노조로 복귀했다.
사진부 원유헌·최흥수, 여론독자부 노향란 기자 등 3명은 지난 6일 노조 재가입원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노조 탈퇴 이후 회사측과 연봉제 계약을 맺지 않은 것은 물론, 인상 분도 받지 않았다. 이들은 "연봉제 자체가 싫었을 뿐만 아니라, 아직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 상태였다"고 복귀 이유를 밝혔다. 원 기자는 "기자들의 인사고과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라고 되물으며 보완장치 없이 급하게 시작된 연봉제를 꼬집었다.
한편 한국일보 내에는 연봉제 논의 자체가 금기시 되고 있다. 편집국 Y기자는 "모두가 연봉제 논의를 하지 않기로 암묵적 동의 한 것처럼 입을 다물고 있다"면서 "노조 탈퇴와 연봉제 실시 과정에서 나타난 갈등이 논의 자체를 막고 있으며 심지어 술자리에서도 연봉제는 침묵을 강요받고 있다"고 전했다.
H기자도 "모두들 말은 않지만 생각은 백인백색일 것"이라며 "그동안의 임금을 보상받는다는 생각에서 당연히 여기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회사 사정이 뻔한 상태에서 언제 감액형 연봉제로 바뀔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는 기자들도 있다"고 밝혔다.
한울노동문제연구소의 하종강 소장은 "정통 미국식 연봉제를 볼 때 감액형으로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이미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일부 사업장에도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 언론노보 287호(2000.8.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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