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정부소유 언론사인 연합뉴스와 KBS, MBC는 지금 대표자들이 퇴진을 요구받고 경영권이 불안정한 상태로 가고 있다. 반면에 족벌 언론사들을 비롯한 반개혁 세력들은 소위 '시장'의 이라는 이름 아래 지배력을 강화하며 안정성을 더해가고 있다. 언론 개혁이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정부 소유 언론 3사가 내부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은 세세한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크게는 '개혁성의 상실'에 대한 실망과 좌절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먼저 연합뉴스의 경우는 전임 사장의 독직과 비리에 대한 분노에 뒤이은 신임 사장 선임 과정에서의 비민주성으로 인해 신임 사장이 취임조차 못한 채 자진 사퇴를 요구받으며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 사안은 언론 개혁의 첫 번 째 화두인 언론독립을 소유주인 정부가 훼손함으로써 발생한 대표적인 반개혁 사례로 남게됐다. 아울러 연합뉴스 노조를 파업 찬반 투표까지 몰아 넣음으로서 국가기간 정보망이 마비되는 수치를 전세계에 과시할 우려를 남기게 됐다.KBS의 경우는 박권상 사장이 내부에서 도덕적 파시즘이라고 규정하는 권위주의적 경영 행태를 보이며 윗자리는 늘리고 아랫자리는 줄이는 반구조조정을 행하면서 촉발됐다. 박사장은 구조조정을 경영 독재의 방편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에 직면한 채 기득권 세력으로 편입된 위장 개혁 세력으로 규정되는 수모를 면치 못하게 됐다.MBC의 노성대 사장은 '결코 개혁에 나서지 않는 개혁세력'으로 규정되면서 누구에게도 싫은 소리를 듣지 않는 편안함으로 퇴진을 요구받고 있다. 모나지 않는 뉴스와 변화를 거부하는 정책 등으로 몰락 속의 안정을 이루며 어떤 진지함과 어떤 문제 제기에도 반응하지 않고 또 반응하지 못하는 무경영, 진공 경영 속에서 2000여 사원들을 멍들게하고 있다.반면에 족벌 언론들은 사장이라는 미명아래 내부적으로는 지배권의 강화, 밖으로는 시장 점유율의 확대라는 '전성기'를 구가하며 '패권을 확립해가고 있다. 그리고 그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언론개혁은 심하게 거꾸로 가고 있다. 개혁 세력은 분열되고 왜소화되는 반면 반개혁 세력은 단합되고 성장하고 있다./ 언론노보 290호(2000.9.27)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