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이 '언제나'로 바뀔 때까지언론노조가 출범한 지도 어언 13년이 넘었다. 그 세월 동안 무수한 파업과 제작거부가 있었고 해직의 수난과 무노동무임금의 고통이 있었다. 또 파업투쟁의 와중에 돌아가신 언론노동자도 있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민주화의 도정에서 학생과 시민들의 더 많은 희생이 있었다. 언론은 순치와 굴종으로 스스로를 기만하면서 오히려 그들을 매도하거나 왜곡했었다. 언론노조의 역사가 13년이 넘었지만 아직 그 죄과를 다 속량(贖良)하지 못했다고 감히 생각한다.'MBC 특별기획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강자와 승자에 의해 장악돼 온 우리 현대사를 새로 쓰겠다는 뜻으로 시작한 프로그램이지만 보다도 편파 불공정으로 점철된 우리 방송과 언론의 궤적을 냉철하게 되돌아보자는 반성의 뜻이 더 앞선다. 과연 그것이 얼마나 치열하고 철저했는지 또 다른 반성이 필요한 즈음에 과분하고 외람되게도 민주언론상의 수상 소식이 전해졌다. 조심스럽고 부끄러울 뿐이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항간의 비판처럼 "세상 바뀌어서 면피용으로 하는 기회주의적인 방송"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묻혀진 역사의 진실을 찾는 작업은 계속되어야만 한다. 또 지나간 뒤의 푸닥거리보다도 모름지기 방송은 해야 할 말을 그때 그때 해야 한다는 진실 또한 이 프로그램의 교훈으로 승화돼 언론동지들간에 공유돼야 한다.어려운 여건에서 오늘이 있기까지 성원해 주신 시사교양국장을 비롯 선후배 동료들과 상승 MBC 노동조합 동지들과도 기쁨을 나누고 싶다. 무엇보다 이심전심으로 이 프로그램을 끝까지 함께 한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의 여러 PD들께 충심으로 경의를 표한다.정길화 (차장, 이제는 말할 수있다 CP 겸 PD)박노업 (차장),김상균 (차장대우)김환균 (차장대우)한홍석 (차장대우)홍상운 (PD)이규정 (프로덕션 PD)김동철 (프로덕션 PD)/ 언론노보 294호(2000.11.24)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