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 역사의 진실 밝히려는 노력에 만장일치반드시 우연만은 아닐 터이다. 우리는 이제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출범과 함께 민주언론상의 10년을 맞이하게 된다. 구태여 민주언론상을 빛으로 비유한다면 그 빛은 필경 반민주와 반진실을 거부하는 고된 싸움과 피맺힌 희생이라는 그림자의 반사가 아니었던가. 역시 어느 마당에서나 민주주의는 열매일 뿐이다.그러나 축적은 언제나 새로운 출발을 요구한다. 올해의 민주언론상 후보들만을 보더라도 그러하다. CBS와 국민일보, 연합뉴스와 대한매일의 노조들은 아직도 완결되지 않은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언론민주화와 소유구조 개편 등 그 모두 가 수상의 자리에 오르기에 손색이 없는 것이었다. 다만 우리 선정위원들은 그들의 싸움을 더욱 주시하고, 그들의 승리를 더욱 기대한다는 뜻에서 '유보'의 아픔을 스스로 감수했음을 먼저 밝혀두고자 한다.'만장일치는 무효'라는 경구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뒤의 선정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우선 본상은 MBC의 특별기획 <이제는 말할 수 있다>제작진에게 돌아갔다. 그동안 덮여졌거나 왜곡되어왔던 역사의 진실, 이를테면 '사라진 작전명령서'나 '94년 한반도 전쟁위기' 그리고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과 '분단의 너울 연좌제' 등으로 이어진 특별기획은 분명히 지난날의 어둠을 걷어내는 햇살의 프로그램이 아니었던가.6.25와 미국, 박정희와 남북관계에 이르기까지 제작진이 밝혀온 실증적 조명의 노고는 가히 '획기적'이라는 평가마저 자아냈다. 그러나 선정위원들의 뇌리에는 그 '이제는'이 '언제나'라 바뀌어지고, 다시 그 방송시간대가 심야에 갇히지 않아야 한다는 소망이 깔려있었음을 꼭 덧붙여두고 싶다.특별상에 뽑힌 대한매일 노조의 경우 역시 '관영언론'의 너울을 벗고 '독립언론'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 높이 평가되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그들의 정진은 아직 완결의 목표를 남겨두고 있다. 소유구조 개편까지에는 이르지 못한 탓이다. 다만 다른 '유보'의 후보들과는 달리, 편집국장 직선제가 실현되었다는 점에서, '격려'의 뜻을 담아 특별상을 두어야 한다는데 합의하였다.또 하나의 특별상인 <매일노동뉴스>는 그야말로 민주언론과 민주언론상의 지평을 넓히기에 걸맞는 특별상이다. 제도권의 미디어들에 견준다면 비록 조촐한 지면과 화면이지만, 왜곡되기 십상인 노사관계 보도의 한 전범을 열어온 그들의 업적은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다. '개미군단'을 방불체 하는 풀뿌리의 미디어들이 오히려 민주언론의 대도를 여는 희망임을 거듭 확인하게 된다.심사위원장 김중배 / 언론노보 294호(2000.11.24)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