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박 사장 따라하는 연합 김 사장요직에 후배 앉혀 친정 구축 닮은 꼴KBS와 연합뉴스는 닮은꼴인가. 두 언론사는 방송과 통신이라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만 정실인사 등 내부의 못된 부분만 닮아가고 있어 이를 지탄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박권상 KBS사장은 지난 6월 부사장 자리를 2개로 늘려 한자리에 전주고 후배인 김형준씨를 앉혔다. 그는 3개월뒤에 KBS 청소직 조합원 98명을 구조조정 명목으로 집단 해고했다. 다시 1개월 뒤 공석인 연합뉴스 사장 자리에 역시 전주고 후배인 김 근씨를 추천, 김씨가 사장이 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김씨의 사장취임 직후, 한때 연합뉴스 사장후보로 거론되던 정아무개씨가 사표를 제출했으며 이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김씨는 사장자리에 앉자마자 박사장이 고교후배를 부사장으로 영입했던 것처럼, (역시 전주고 후배인')박종문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을 기획경영실 기획위원으로 발령했다. 결국 박권상 사장으로부터 시작된 '언론권력의 자기복제'는 낙하산식 정실인사를 통해 유력한 정부소유구조 언론사 2개의 경영진을 장악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박사장과 김사장의 이같은 닮은꼴 행태는 군사정권 이후 자취를 감췄던 언론계의 악폐가 되살아났다는 점에서 언론노조와 민주언론 진영의 분노를 사며 거센 반발에 부딪치고 있다. 더구나 박사장은 '독도망언 공개' 등을 이유로 KBS 노보 편집국장을 해고하는 등 비정상적 무더기 해고·징계의 칼날을 들이대면서 노조파괴에 혈안이 되고 있는데, 이는 박사장 자신이 80년 해직기자 출신이라는 점, 한때 양식 있는 언론인이었다는 점을 살펴볼 때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언론노조는 박사장과 김사장의 이같은 행태에 대해 "대중의 존경을 받던 80년 해직언론인이 의 머리에서 혼이 빠져나가면서 정치 언론인으로 변신하는 과정"이라고 지적하고 "족벌언론과 마찬가지로 이제 그들도 투쟁의 대상으로 추락했다"고 통렬히 비판했다./ 언론노보 296호(2000.12.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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