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소리 "'재무상태 극도악화 기사' 삭제 요구"광주일보 "윤전직원과 실랑이 일자 스스로 뺐다"광주에서 일간신문과 진보성향의 주간신문이 편집권 침해여부를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당사자는 50년 전통의 광주일보와 창간 2개월 된 '시민의소리'. 시민의소리는 광주일보에서 인쇄돼 생활정보지 '교차로'의 배급망을 통해 배포되고 있다. 발단은 지난달 18일 시민의소리 1면 '광주일보 전남일보 재무상태 극도 악화' 기사가 새벽 인쇄과정에서 통째로 삭제된 채 다른 기사로 바뀌면서 비롯됐다. 시민의소리 측은 "광주일보 윤전부 직원들이 자사 비판 신문을 인쇄할 수 없다고 거부, 지난호 기사가 다시 실리는 파행을 겪었다"면서 "약점을 교묘히 악용한 명백한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또 시민의소리는 4일뒤 이 문제와 관련 독자의 양해를 구하는 사고를 썼으나 다시 광주일보와 마찰을 빚어 '엄중 항의한다'는 문구를 삭제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시민의소리 측은 생활정보지 '교차로'와 동시인쇄 동시배포를 해야 하지만 자동삽지 윤전기 시설을 갖춘 곳이 광주일보뿐이며 인쇄처를 옮길 경우 5백만원의 추가비용이 들어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광주일보 측은 "인쇄문제로 윤전부 직원들과 실랑이가 일자 시민의소리 중역이 스스로 기사를 대체했으며 인쇄거부를 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1개월 이내에 다른 인쇄처를 찾아보라고 통보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두가지로 두 신문사는 광주시민과 인터넷 신문 등으로부터 동시에 비판을 받고 있다. 광주일보는 폐쇄적 방법으로 자사비판을 거부하는 구시대적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며, 시민의소리는 대안언론과 편집권 독립을 주창하고 나섰지만, 스스로 모순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시민의소리는 자본의 독립 없는 편집권의 독립의 한계를 보여 시민주주 등을 통한 홀로서기가 시급한 과제라는 뼈아픈 지적을 받았다. 시민의소리는 25일자 신문에서 파행의 전말을 공개하고 금융감독원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광주일보 전남일보의 총부채가 총자산의 70억원 이상을 초과해 기업존속 능력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 언론노보 305호(2001.5.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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