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탄압 뚫고 막내 기수가 노조 결성4개월 철통보안 선배 찾아다니며 62명 가입지역 민방 가운데 유일한 무노조 사업장이었던 울산방송 노동자들이 지난 3일 노동조합(위원장 서영만)을 결성했다.사내에서 막내 기수인 공채 1기 12명이 주도한 이번 노조 결성은 2년전 한차례의 실패를 교훈삼아 극비리에 진행됐다. 울산방송은 97년 4월 공채 1기 26명이 입사해 지금까지 만 4년이 넘도록 공채 2기생을 뽑지 않은채 1기생마저 IMF때 절반인 13명이나 퇴사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번에 결성된 노동조합 선우석 부위원장은 "IMF때 퇴사한 13명 중 2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동료가 회사의 반강요에 밀려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퇴사하는 것을 보고 무노조의 설움을 절감했다"며 노조설립의 당위성을 설명했다.12명의 발기인들은 울산 남구청에서 설립필증이 나온 지난 8일에야 선배와 동료들을 찾아 다니며 가입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울산방송 노조 조합원들은 가입대상자 70여명 중 8일 오전 2시간만에 62명이 가입해 노조의 필요성에 대한 전직원들의 염원을 드러냈다. 발기인들은 지난 1월부터 노조설립 준비작업에 들어갔으나 사주인 현대그룹과 방송사가 입주해 있는 현대백화점 측의 노조탄압에 대비해 4개월 넘게 일체 보안을 유지해오다 지난 4월부터 인근 지역 언론사 노동조합의 규약과 창립선언문 등을 구해 연구 끝에 지난 3일 울산 남구청에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노조 설립을 추진해온 선우석 부위원장은 "인근 부산방송(PSB)과의 통합 등이 거론되고 있고 IMF 등 돌발적인 위기 때마다 직원 감축이란 방식으로만 문제를 풀려하는 사측과 대항하기 위해서는 노조가 절실했다"고 밝혔다.울산방송 노조는 임원진 구성을 마무리 한 뒤 6월 초 조합원 총회를 열어 임단협 교섭에 들어가며 이후 언론노련으로의 상급단체 가입 등을 논의키로 했다./ 언론노보 307호(2001.5.30)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