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언론노조 연대투쟁 공동성명-심포지움 개최'대동아 전쟁은 무의미한 전쟁이 아니었으며, 한국병합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생각된다'한국정부가 25곳의 수정을 요구한 일본의 중학교 사회역사교과서(후조사 발행)를 특정 학급을 택하여 가르쳐 보았더니 이같은 반응이 나왔다고 일본의 역사학자 타와라 요시후미씨는 전했다. 그는 한국의 언론노련(위원장 최문순)과 일본매스컴문화정보노조회의(MIC 의장 이마이가쯔오)가 지난 2일 도쿄에서 공동 개최한 '교과서문제 한일공동심포지움-공통의 역사인식을 위해' 행사에서 일본측 주제발표를 맡았다. 그는 이 교과서가 "침략전쟁을 긍정 미화하고 있으며 아이들을 또다시 전쟁터로 내보낼 것을 노리고 있다"고 단언했다. 이 교과서의 집필집단인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모임'은 지난 4월3일 일본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하여 전국 중학교 10% 채택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 자민당이 연계하고 재계가 전면적인 뒷받침을 하며, 개헌조직인 '일본회의'가 가세, 일본 보수우경조직이 통일된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인은 일본인을 위해서만 살아가자'토론자로 참석한 하타 슈 일본신문노동조합연맹 위원장(아사히신문 기자)은 교과서 독후감을 이렇게 전하면서 "일본의 배타적 우월감을 강조하고 있는 이 교과서가 일본에서는 전반적인 사회문제가 되지 못하고 있는데, 이것이 일본의 문제이며 바로 침묵하는 언론의 문제이다"고 정리했다. 도쿄 우시구노탄스구민회관에서 열린 심포지움에는 일본인 150여명이 참석했고 매우 진지했으며 6시간 동안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일본에는 약 45만개의 풀뿌리 시민단체가 조직되어(한국 2만여개) 사안별 연대의식이 강하다고 한다.그러나 대부분의 일본인은 교과서문제에 대해 한마디로 '무관심' 그 자체다. 토론자인 미야하라타케오 전치바대학 교수는 NHK 여론조사결과 일본인의 50% 이상이 "관심 없다"고 표명했으나 한국과 중국의 항의에 대해서는 "내정간섭이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무관심 또는 중립이라는 말은 허구인 셈이다. 심포지움 말미 자유토론에서는 표를 의식한 우익정치집단의 준동과 세력확대를 지적하는 일본측 방청객의 목소리가 많았다. "사회의 만연한 악에 대해 비겁하게 무관심하고 침묵하면서 홀로 선하다고 자부하지 말라"는 뼈아픈 자성의 소리도 있었다. 양국 언론노련은 일본 교과서내용의 전면적인 수정, 후조사 교과서의 불채택 운동을 펴나가기로 하는 내용의 공동선언을 채택했다.언론노련은 동아 경향 한겨레 위원장 등 21명의 항의단을 파견, 1일 일본 문부과학성 앞에서 일본 MIC와 결합, '교과서 왜곡에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규탄집회를 벌였다. 최문순 위원장은 "교과서 문제는 한국과 일본, 강자와 약자, 좌익과 우익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에 관한 문제"라며 "침략을 미화하며 도발적 마음을 갖게 하는 교과서는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국 노련은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 뒤 문부성을 찾아가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언론노보 신문개혁투쟁특보(2001.6.14)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