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쩌다 이지경까지..." 개탄국세청 언론노조 고발내용으로 살펴본 장씨일가 비리1954년 창간해 한때 4대 일간지로 명성을 누렸던 한국일보가 족벌경영 3대째를 맞이하면서 신문사로서 존립자체가 위태로운 벼랑 끝 위기에 몰려 있다. 부채 4,300억원, 하루 적자 1억원. 한국일보는 하루하루 은행 차입금으로 연맹해 가고 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한국일보는 설립자 장기영씨 사후 6남매의 2세들(배우자 포함), 19명의 3세들이 주식 100%를 소유하고 있다. 10살짜리 손녀도 주주다. 장씨 일가 20여명은 한국일보 서울경제 일간스포츠 코리아타임즈 소년한국일보 등 5개 매체의 사장 회장 등 경영을 독점하면서 마치 구멍가게처럼 이사람 저사람 식구들마다 회사 돈을 마음대로 빼돌렸다. 자녀들의 유학경비, 여행경비, 생활비는 물론 근무하지도 않은 70대 장씨 일가의 봉급, 상속세 대납 등 회사자본의 '가지급금'이 무려 230억원에 이르고 있다. 장씨 일가의 사리사욕, 족벌 무능경영이 오늘 한국일보를 회생할 수 없는 지경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96년 사주 일가가 빼돌린 회사 돈의 이자 17억원을 장기간 회수하지 않고 있다가 이중 4억원을 광주 하남빌딩에, 또다른 4억원을 대구지사 빌딩에, 남은 9억원을 성남공장의 취득원가로 대체 계상해 갚은 것처럼 위장했다. 97년에는 근무하지 않은 자의 월급, 사주 일가의 유학경비 명목으로 4억원을 회사돈에서 지출했다. 이중 한 명은 76세의 고령인데도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으로 처리했다. 사주(장중호)의 모친과 조모, 고모의 해외여행경비 5억원도 회사의 여비교통비에서 지급했다. 국세청은 탈루소득 525억원을 고발했으며 추징세액도 148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전국언론노동조합이 고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91년 14억1천여만원에 불과하던 주주들의 가지급금은 97년 126억6천여만원으로, 99년엔 230여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늘어났다. 97년 말 회계상으로 주주 개인별 빼돌린 회사 돈 규모는 설립자의 손자인 장중호 사장이 135억원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5남인 장재근 회장이 52억4천여만원, 4남인 장재국 회장이 18억5천여만원, 며느리 이순임씨(예명 문희)가 9억4천여만원, 2남인 장재구 회장이 7억1천여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사측은 이 돈의 대부분이 고 장강재 회장의 상속세 대납금이며 현재는 99년말보다 다소 줄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유용한 회사 돈의 규모와 사용내역 공개를 요구하라는 노조의 요구에는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주주들이 회사 돈을 집중으로 빼 나갈 동안 한국일보의 재정상태는 극도로 악화돼 97년말 이미 자본총액 39억4백만원에 비해 부채총액은 4천1억원을 기록, 당초 15배이던 부채비율이 100배를 넘어섰다. 한국일보는 지난 6월말 채권은행단에 500억원을 갚지 못해 부도위기에 몰렸으며 이후 하루하루 차입경영으로 연명하고 있다.결국 한국일보는 부실경영이 일상적으로 반복돼 자매지까지 5개 일간지의 최고의사결정을 장씨 일가가 독점하고 있어 이성과 상식을 가진 전문경영인이 발붙일 틈조차 없다. 노동조합은 주주들이 저당잡힌 퇴직금 환원과 빼돌린 회사 돈을 반환하고 즉각 물러나는 것만이 한국일보 사태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보고 장씨 일가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언론노보 310호(2001.8.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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