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에게 아내 청부살해한 남편 인터뷰기록경찰제출요구 불응해 작가 수감IFJ "표현자유침해" 석방촉구미국 텍사스주서 인터뷰 후 남편도 자살IFJ가 취재기록을 경찰에 전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감된 미국의 바네사 레겟 씨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하고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레겟 씨는 지난 1997년 도리스 엔젤톤 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남편 로버트 엔젤톤 씨와 그의 동생 로저 엔젤톤을 수년간 취재해 왔다. 텍사스 출판업계 백만장자였던 로버트 씨는 아내를 살해하기 위해 동생을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겟 씨는 로버트 씨가 감옥에서 자살하기 전 직접 인터뷰를 진행했다. 로버트 씨는 인터뷰 뒤 자신의 살해행위를 자백하는 메모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레겟 씨는 이를 소재로 책을 출간할 계획이었다.이후 경찰은 그녀를 상대로 레겟 씨가 소지하고 있는 일체의 자료를 인도할 것을 요구했고, 그녀는 '경찰 조사에 협조할 순 있지만 자료 일체를 넘겨줄 순 없다'며 이를 거부해 문제는 법원으로 넘어갔다. 주법원은 경찰의 손을 들어줬고, 그녀는 곧바로 수감돼 이미 한달 가량을 감옥에서 보냈다. 레겟 씨는 연방법원에 항소했으나 기각됐고, 조만간 상고할 계획이다. '아직 책을 출판한 적이 없는 레겟 씨는 언론인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를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 미 검찰의 주장이다.IFJ는 그러나 "레겟 씨에게 협조할 의사가 충분히 있었음을 볼 때, 이는 작가와 언론인에 대한 헌법적 보호조치를 무너뜨리는 행위"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IFJ는 또 "이번 사건에 대해 수많은 언론인들이 분개하는 이유는 최근 경찰을 비롯한 권력기관들이 손쉬운 수사를 위해 기자를 비롯한 언론인들의 취재내용을 낚아채려 하는 경향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IFJ는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언론의 독립성은 침해되고, 언론인들의 도덕적 책임감은 허물어진다"고 경고했다.IFJ 에이든 화이트 사무총장은 "모든 언론인은 자신의 취재원과 취재결과를 보호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면서 "언론인은 경찰이 아닌 만큼, 어떠한 강압도 없이 스스로 도덕적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노보 311호(2001.8.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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