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울리고, 광장 열고 떠난 노무현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이 노란 꽃길을 따라 29일 국민 곁을 떠났다. 지난 23일 새벽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미안해하지 마라’ ‘화장하라’ 등 14줄의 유서를 남기고 노 전 대통령은 봉하 마을 사택 뒤 부엉이 바위에서 자신을 던졌다.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전국 곳곳에 시민 분향소를 설치해 노 전 대통령 서거에 애도를 표했고, 파국으로 사태를 몰고 간 ‘사람’들에 대해 반성과 각성을 촉구했다.

참여 민주주의에 비켜 서 있었던 사람과 그로 인해 노 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한 사람, 폭력에 촛불 광장을 빼앗겼던 사람, 약탈적인 경쟁에 스스로를 내 몰고 자신의 아이들까지 합류시킨 사람, 약자들의 고통을 외면하다 결국 망루에 올라가게 만들었던 자신들에 대한 반성이 국화와 촛불 그리고 종이학, 노란 리본, 대자보를 통해 전해졌다. 그리고 현 사태의 보다 직접적인 원인을 만들어 냈던 이명박 정부와 검찰, 그리고 조중동을 비롯한 왜곡된 언론에 대한 비판과 각성, 심판하자는 현수막과 유인물이 덕수궁 돌담길을 가득 채웠다.

◇국민 울린 바보=29일 오전 11시 경복궁과 덕수궁 앞뜰에서는 각각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진행됐다. 경복궁에서는 권영숙 여사와 노 전 대통령의 가족들 지인, 그리고 현 정부 요인들,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 등 2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한명숙 전 총리는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민주주의를 다시 꽃 피우게 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같은 시간 덕수궁 앞들에 모인 시민들은 자신의 편지와 추모 노래 등을 마련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별할 준비를 했다. 광화문 일대에 설치된 옥외 전광판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생중계 됐고, 이를 지켜보던 국민들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와 영상이 나올 때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 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화면에 잡힐 때에는 비난을 비롯한 온갖 욕설을 터트리면서 분노를 폭발시켰다. 이 대통령은 경복궁에서 열린 영결식에서도 백원우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사죄하라. 어디서 분향해’라는 거친 항의를 당했다.
◇닫힌 광장 열렸다=지난 6일 동안 열리지 않았던 서울 광장이 열렸다. 아니 지난 5월1일 이후 공권력에 의해 열리지 않았던 광장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노란색 햇볕 가리기와 노란색 손피켓 등을 들고 사람들은 ‘민주주의 사수’와 ‘독재 타도’를 이야기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후 2시 서울광장에서 50만명이 모인 가운데 치러진 노제에서는 ‘상록수’ ‘솔아솔아 푸른 솔아’ ‘아침이슬’ ‘임을 위한 행진곡’ 등 노 전 대통령과 국민들을 위한 노래들이 불려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초상이 그려진 노란 풍선은 하늘 위로 높이 날려졌다. 노제에 참여한 국민들은 운구 행렬을 따라 함께 걸었고, 다시 돌아와 광장을 지켰다.

◇하이에나식 보도=봉하 마을과 전국의 분향소에는 일주일새 5백만의 조문객이 줄을 이었다. 시민들은 한결같이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 했지만, 정치적 타살을 만들어냈던 언론들은 반성이 없었다.
특히 조중동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스스로 자신을 던지기 바로 직전까지 ‘폐족’ ‘잡범’ ‘지킬&하이드’ ‘돈짱’ 등의 용어를 사용하면서 노 전 대통령을 도마 위에 올려놓았다.

이 같은 내용은 검찰이 흘린 내용을 받아쓰고,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윤리적 생명을 앗아가려는 듯이 ‘더 센 비난과 비판’의 기사를 내보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9일 성명을 내고 국회 청문회와 특검을 실시해 정치 보복과 정치적 타살의 진상을 꼭 밝혀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언론이) 검찰 ‘주장’을 사실처럼 각색했고 확대 재생산했다”며 “특히 수구족벌 조중동은 검찰 주장을 사실로 만드는 추측성 기사와 사설로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한 저주를 노골적으로 뱉어냈다”고 비판했다. 즉 하이에나식 언론의 전형이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