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일
- 2020-08-20 08:52:14
[전국언론노동조합 iMBC지부 성명]
명예퇴직 신청 받고 바로 채용공고 내는 것이 비상경영인가?
지난 7월 중순 사측이 불쑥 명예퇴직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경영상황이 흑자인데도 불구하고 명예퇴직을 비상경영안의 일부로 시행하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명예퇴직 조건에 더 납득할 수 없었다. 대상자가 30세 이상 경력 5년 이상이었다. 그냥 다 나가라는 이야기인가?
결과는 최악이다. 7월 27일 조합이 반대한다는 뜻을 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명예퇴직을 실시했다. 8월 7일 접수마감 결과 총 12명이 신청했다. 전체 직원 87명 가운데 12명이면 엄청난 숫자다. 왜 이렇게나 많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겠다고 결심을 했을까? 그 답을 경영진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직원들도 사람이다. 다 느낀다. 회사가 그동안 얼마나 직원들을 쪼았는지? 비전도 없고 무조건 관리하려고만 하다 보니 직원들도 질린 것 같다. 그냥 나가고 싶다는 말뿐이다. 실제로 명예퇴직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100명도 안 되는 회사에서 약 30%의 직원이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났다. 조합에서도 통감하고 반성하고 있다. 더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론적으로 직원들이 떠나는 회사가 되고 말았다.
직원들이 더 크게 분노하는 건 이번에 신청한 명예퇴직자들이 8월 31일 퇴직함에도 불구하고 8월 18일 대규모 공개채용 공지를 했다는 점이다. 이럴꺼면 왜 명예퇴직을 실시했는가? 젊고 유능한 젊은 직원 다 내보내고 다시 신입이나 경력사원을 뽑는다고 하면 누가 이 회사를 정상으로 보겠는가? 인건비 얼마 줄여보자고 명예퇴직을 실시했다면 회사의 경영을 할 자격이 없을 것이다.
채용 공고를 보면 더 어이가 없다. 지금도 전체 정규직 87명 가운데 경영부분(전략기획팀, 경영지원팀, 재무회계팀) 직원이 14명이나 된다. 전체의 직원의 15%가 넘는다. 그런데도 이번에 3명이 명예퇴직을 하고 또 4명을 뽑는다는게 말이 되는가? 그에 비해 회사의 먹거리를 담당하는 사업부는 콘텐츠 유통 및 방송 영상 소재 판매 한 분야에 몇 명을 뽑을지 다들 궁금해 한다.
차라리 솔직히 고백해라. 회사 비전 없고 비용 절감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그럼 직원들이 이해라도 할 것이다. 지난 8월 12일 발표한 통상임금과 평균임금 관련 성명에 대한 회사의 입장문도 그렇다. 언제 노사가 합의해서 통상임금과 평균임금을 결정했는가? 회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조합이 문제제기한 것이지, 조합이 노사합의를 파기한 것인가? 그렇다면 서울지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에서 조사 받을 때 노사합의서를 제출했다면 시정지시까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경영의 잘못을 조합에 돌리는 그런 것이 경영진이 책임 안지는 것이다. 회사의 입장문을 읽어보면 누구나 다 알 수 있을 것이다. 누가 잘못을 했는지.
이제 조합도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물론 미디어발전협의회, MBC자회사협의회, 지상파자회사노동조합협의회 등과 연대해서 경영진의 잘못된 경영판단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다.
2020. 8. 20.
전국언론노동조합 iMBC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