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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활동보고에 대한 언론노조의 입장문

등록일
2020-08-28 18:16:45
조회수
1257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활동보고에 

대한 언론노조의 입장문

 

 

8월 26일 오정훈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하 위원장)과 김동원 정책 전문위원(이하 전문위원)은 유재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장(이하 본부장)과 ‘시민넷 보고서 및 언론개혁과 관련된 질의응답’을 KBS 아트홀에서 진행했습니다. 언론노조 임원 및 사무처에서는 이 자리가 산별노조의 위원장이 특정 지본부의 질의와 해명 요구에 대해 직접 방문하여 응답하는 것 보다 미디어개혁시민네트워크(이하 시민넷) 보고서에 대한 의견이 있는 지본부가 함께 모여 간담회를 진행하자는 의사를 밝혔으나 KBS본부는 조합원들에게 사전 공지한 행사임을 들어 참석을 요청해왔습니다. 위원장은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지만 시민넷의 공동대표이자 산별노조 위원장으로서 KBS본부 조합원과의 직접소통을 통해 시민넷 보고서 작성 과정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고 시민넷과의 협력을 이어가기 위해 질의응답에 임원과 전문위원이 함께 참석・참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대담에서 위원장과 전문위원은 본부장이 제기한 질문과 문제제기에 충분한 해명을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당일 오후 18:37에 KBS본부는 홈페이지 <활동보고>에 “‘시민넷 보고서’ 관련 언론노조 오정훈 위원장과 질의응답 진행”이라는 제목으로 이날 질의·응답 행사를 설명하면서 위원장과 전문위원의 발언을 요약한 글을 게재 하였습니다. 언론노조 중앙은 이 글에서 위원장과 전문위원의 발언 취지와 맥락 전반을 반영하지 못하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부분이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KBS본부 조합의 활동보고는 KBS본부 뿐 아니라 외부에 공개되는 웹페이지로 이를 접하신 시민네트워크 참여 단체가 언론노조의 입장을 설명해달라는 요구를 해오셨습니다. 이에 따라 언론노조는 질의·응답의 원래 취지와 발언 내용의 전반이 왜곡되지 않도록 동영상 자료를 면밀히 검토하여 아래와 같은 발언 내용을 전달 드립니다. 언론노조는 KBS본부의 활동보고가 대담의 맥락 뿐 아니라 발언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곡해의 여지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명합니다. 활동보고에서는 1시간 30분 동안 오고 간 질의응답이 다섯 문단으로 요약되었으며 이 중 두 문단에서만 위원장과 전문위원의 발언이 요약되어 실려 있습니다.

 

활동보고에 실린 내용에 대한 위원장과 전문위원의 정확한 발언은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시민넷 제안서 집필진 관련 문제제기에 대한 언론노조의 답변

 

<KBS본부 활동보고>

“구조적으로 특정 언론사의 정책부서에 소속된 인물이 집필진에 포함됐고, 보고서 작성 과정에 산하 지본부의 의견 수렴 과정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일본 NHK의 정치적 편향성 문제가 '수신료 독점 체제 때문'이라고 못박는 등 부적절한 내용이 포함된 점도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는 집필진에 대한 문제를 인식한 뒤 당사자의 신분이 보고서 내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누차 고지했으며, 여러 필진의 의견을 모으는 방식 등으로 보완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당일 위원장은 “(해당 인물은) 시민네트워크 콘텐트 분과장이 되었을 때 민언련 정책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시민네트워크 활동) 중간에 본인의 지위가 바뀐 것은 맞지만 시민네트워크에서도 나름의 제척사유 등 고민들이 많았다. 그 고민을 반영해서 최대한 기술이나 집필에 있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에는 수차례 이야기기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위원 역시 ”연구자가 쓴 글을 사측의 의견이라 추정하는 것은 연구자에게 상당한 부담을 안기는 발언이고 그런 해석이야 말로 특정 회사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 해석한 결과가 아닌가“라고 반문했습니다. 특히 이 대담은 유튜브 전체 공개로 생방송되고 있었기에 암시적으로 질문의 부적절함을 지적했으나 본부장은 계속 같은 질의를 이어가며 작성자의 신분을 거론했습니다. 이에 전문위원은 ”작성자에 대한 개인 신상이나 특정은 지금 생방송 중이고 이후에 공개될 것이라 생각하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둘째, 수신료 배분에 대한 언론노조의 답변

 

<KBS본부 활동보고>

“또 최근 불거진 수신료 배분 논의에 대해서는, 현재 MBC나 연합뉴스 등은 상법상 주식회사인 만큼 수신료 배분 논의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향후 수신료의 논의 방향은 정부 개입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이 돼야 하며, 앞으로 수신료를 지속적으로 인상할 수 있는 절차나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본부장은 “공영방송에 MBC가 들어가야 한다고 하여 공영방송의 지위가 수신료 문제와 연결되어 언급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보고서를 읽었다고 했습니다. 이에 전문위원은 “수신료를 내는 시민들은 특정 방송사가 아니라 ‘공영방송’에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영방송의 법적 규정도 없으며 수신료를 받으면 공영방송인지 아닌지의 문제는 내부의 문제다. 방송 종사자 입장에서는 ‘수신료는 우리 재원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민들은 필요한 정보를 받기 위해 쓰이는 돈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KBS가 수신료 얘기를 하려면 어떤 공적 책무를 수행하고 수행할 계획인지 말하고 수신료를 언급하는 것이 맞다. 공영방송은 (현행)법으로 말할 문제가 아니다. 지난 30년 동안 언론노조의 투쟁사에서 한 번도 공영방송의 지위 문제를 거론한 적이 없었다. 그런 점에서 (공영방송의 지위를) 수신료 문제로 연결 짓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질문이다”고 주의를 주었습니다.

 

위원장 역시 “법제도 안에서 공영방송이 정확하게 정의되어 있지 않으니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다. 수신료 문제와 관련하여 시민넷 보고서에서 MBC와 나누어야 한다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문화방송이든 제가 소속된 연합뉴스이든간에 상법상 주식회사다. 법제도가 개선되지 않고서는 이런 논의가 있을 수 없다. 이런 점에서 과도한 우려다. 연합뉴스나 문화방송의 구성원들도 수신료와 관련하여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언론노조의 투쟁 역사에서 외쳐온 공영방송과 법적인 문제는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KBS본부는 이러한 발언을 “현재 MBC나 연합뉴스 등은 상법상 주식회사인 만큼 수신료 배분 논의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라고 왜곡하여 활동보고에 게시했습니다. 특히 대담 중 위 답변에 대해 본부장은 “MBC의 법적 지위가 변경되어 확립되지 않은 이상 수신료 배분논의는 시기상조다 이렇게 받아들이면 되겠습니까?”고 자의적인 해석을 내렸습니다. 이에 위원장은 분명히 “아니다. 지금 상황에서 수신료 배분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향후 방향을 예단해 달라는 것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전문위원 또한 “공영방송이나 수신료의 문제가 아니라 KBS와 공영방송이 코로나19와 같은 지금 상황에서 어떤 공적 책무를 하고 그에 맞는 조직 개편을 고민하면서 자연스럽게 수신료가 논의되어야 한다. 그동안 쌓아온 투쟁의 성과를 뒤로하고 수신료의 분배 몫만 가지고서 공영방송의 법적 지위를 논하는 것은 안 된다고 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본부장은 “씁쓸하다. 저도 MBC 동료들과 파업투쟁을 할 때 적폐사장 퇴진을 말하며 공영방송의 독립을 같이 외칠 때는 공영방송이라는 카테고리가 당연했다. 그런데 미디어 전반의 경영난이 심각해지면서 공영방송이 지배구조나 방송의 독립성이 아닌 재원 문제로 치환되어 연결되기 시작하니까 저도 어색해지고 이런 질문을 드리는 것이 낯설다. 저도 씁쓸하게 생각한다.”고 답하여 수신료와 공영방송을 연결 지은 것이 무리임을 인정하였습니다.

 

긴 글로 해명을 드리게 되어 시민넷 참여단체 대표자님과 회원들에게 송구스럽습니다. 언론노조는 질의·응답 직후 이것이 조합 내부의 논의인 점을 들어 유튜브 생중계 녹화본의 비공개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KBS본부 대담 관련 활동보고가 발언 내용을 요약 발췌하여 오해의 여지를 남기고 시민넷 구성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시민넷의 일원이자 공동대표로 속해 있는 언론노조로서 여러 참여 단체와 회원님들의 심려를 끼치게 된 점 다시 한 번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이에 언론노조는 KBS본부에 현재 유튜브 생중계된 질의응답 콘텐츠의 일반 공개를 공식 요청했습니다. 시민네트워크 참여 단체들 모두가 보시고 대담 참석자들의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는지 평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언론노조는 이번 문제가 시민넷이 지금까지 거둔 성과와 향후 활동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언론개혁은 시민과 함께, 시민을 주체로 수행해야 함을 절감했습니다. 참여단체께서는 어려운 경영난과 미디어 환경의 변화 속에서 피할 수 없는 과도기를 겪고 있는 언론노조 소속 지본부의 사정을 헤아려 주시길 바랍니다. 언론노조 또한 더 많은 대화와 활동의 시민 연대가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0년 8월 2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작성일:2020-08-28 18:16:45 218.154.59.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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