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에 취임하며]다시 처음에 서서 역사적 진보의 길로조합원 동지여러분!올해는 언론산별노조 출범 2차년도입니다만 실질적으로는 원년과 다를 바 없습니다. 지난해 수많은 활동들을 통해 조직의 문제와 우리 조직 활동의 문제들이 적지 않게 노정됐습니다. KBS본부 집행부와의 쟁송으로 산별조직의 법적 지위와 권한 문제가 제기됐고 상황과 현안을 둘러싼 직종, 지역, 매체간의 갈등이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올 들어 문제의 상당부분이 해소돼 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일단 안도해 봅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결국 적법하고도 당당한 입장을 고수한다면 법적 지위를 갖는 노동조합 앞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본질적인 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문제는 오직 조직내부의 갈등임이 확연해집니다.이제 지난해 문제들을 굳이 들춰내 시시비비를 가리기보다는 새롭게 제기되는 사안들에 대해 지난해의 경험들을 반추하며 현명한 판단을 발휘하는 것이 보다 절실하다고 판단합니다. 저는 올해 우리 조직의 활동 주안점은‘언론인 윤리제고’와‘조직강화’라고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먼저 언론인 윤리제고는 연맹과 조합의 규약을 개정해 중앙조직에 윤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이 위원회를 중심으로 각 단위조직의 윤리의식 확립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각 단위조직이 윤리위원회 설치를 단체협약에 명문화하고 여건에 맞게 지속적인 교육과 설명, 논의를 통해 우리 구성원들의 활동에 윤리성을 강화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언론노동자들의 철저한 자기반성과 자정실천 노력 없이는 언론개혁은 요원합니다. 언론개혁이라는 수레의 두 바퀴 중 하나는 언론관련 법·제도의 개선이고 또 하나는 언론노동자들의 자정실천입니다. 언론인들이 철저한 소명의식과 본연의 자세를 견지한다면 법·제도 개선은 한결 수월해질 것입니다.조직강화문제는 노동조합의 관행처럼 묵인돼온 구성원들의 도그마적인 자기주장과 책임회피를 위한 변명이 사라진다면 쉽게 해결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지난날의 반목과 불신, 아쉬움 등을 뒤로하고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많이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 주장과 활동에 성실한 책임이행이 있다면 어찌 한 길에 하나가 되어 우리 사회에 희망을 주는 조직이 되지 않겠습니까. 조직이 커지면서 한 틀에서 호흡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면 첨예하게 대립하기보다는 문제해결을 위해 상호의견을 존중하는 논의와 양해할 수 있는 결론에 도달하는 게 소중합니다. 그 결론에 성심성의껏 각자의 역할을 다한다면 우리 조직의 희망은 커져만 갈 것입니다.언론노동운동은 보수세력에 의한 민주화 과정, 90년대와 IMF경제난을 거치면서 시장논리, 자본논리에 매몰됐고 중심을 찾지 못한 채 2000년대를 맞이했습니다. 언론노동운동은 민중을 보듬고 통일을 지향하는 운동의 중심이어야 합니다. 언론개혁의 당사자로서 언론노동자들은 민중의 아픔과 구조적인 모순들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민족적 통합을 향해 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통일은 우리 민족의 염원입니다. 따라서 이 염원을 훼손하고 폄하하는 어떤 체제와 이념, 세력에 대해서도 당당히 맞서야 합니다. 언론노동자들은 그 논의를 활성화하고 견인하는 노력을 올바른 보도와 활동으로 실현해야 합니다. 언론노동운동은 역사적 진보에 결코 뒤쳐져선 안된다는 것입니다. 조합원동지들의 역사의식과 시대적 사명감 회복이 반드시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임을 굳게 믿어 봅니다. 험난한 과정들에 동지들의 건투를 빕니다.- 김용백 위원장/ 언론노보 322호(2002.2.6) 1면
저작권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