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속에서 언론권력 성역에 타격탈세비리확인 신문고시부활 여론독점 붕괴 성과 개혁-탄압 논쟁 대응미흡, 조직간 연대투쟁 약해 선거공정보도 방송개혁이 올 주요과제 ■ 언개연 '언론개혁운동 2001 평가와 2002 전망' 토론회지난 한해를 뜨겁게 달구었던 언론개혁운동이 언론관련 시민사회단체의 운동에 머물지 않고 노동자 학생 서민대중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대중운동으로 그 지평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언론사 내부의 자발적 참여가 부족했던 점, 주체조직간 연대의 틀이 보다 확고하지 못했다는 점, 투쟁방식에 있어서의 우선순위와 내부갈등 등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지난 19일 서울YMCA에서 '언론개혁운동 2001년 평가와 2002년 전망' 토론회를 갖고 지난 활동에 대한 성과와 반성 및 향후 언론개혁 운동의 방향을 모색했다. 발제를 맡은 임동욱 광주대 교수는 "신문고시 부활, 국세청 세무조사, 정부의 언론시장 개입 등 정부의 언론정책은 언론개혁론, 언론탄압(자유)론, 극한적 갈등 치유론 등 많은 논란을 낳았다"며 성과라면 "언론이 더 이상 성역이 아님을 국민들에게 알려냈다는 점, 조선일보 주도 여론독점 현상이 깨졌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나 정간법 개정의 방향성과 관련 국회나 국회의원에게 청원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식의 정치투쟁과, 그들을 압박하는 수단으로서 대중운동을 우선해야 한다는 운동방식상의 충돌, 조선일보 거부 등 독자적인 활동을 전개한 단위조직과 연대조직인 신문개혁국민행동과의 조직적 연계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을 정립하지 못했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토론자로 참석한 손혁재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현재 일시적으로 주춤하는 상태이기는 하나 언론의 만연한 불법·비리의 실체를 드러낸 것은 성과"라고 강조했다. 반면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은 "지금 언론개혁운동에 대한 성패를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언론사세무조사 정국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목표설정이 명확하지 못했고, 언론개혁운동 과정에서 집행부의 지도력 및 실무력 부족현상이 나타났으며, 막연히 국민을 운동의 주체로 설정했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손석춘 한겨레 여론매체부장은 "언개연 출범 의미가 현업인과 수용자가 함께 하는 언론운동을 하자는 것이었으나 많은 현업인의 침묵으로 한계에 부딪혔다"면서 "특히 지난해의 경우 언론산별노조나 언개연이 전략적으로 조선 동아 중앙 등 빅3 신문사의 내부공감 언론인들을 견인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2002년 언론개혁운동의 전망에 대해 발제자로 나선 김동민 한일장신대 교수는 "올해는 정간법 개정 등 제도개혁을 꾸준히 추진하면서 내용적으로는 신문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소비자운동 등의 대중운동을 이어가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또 올해는 양대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단순감시보다 높은 차원의 선거보도감시활동에 초점을 맞추어야하며, 방송법 개정 및 방송정책 종합청사진 마련 등 방송개혁 노력에도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시민사회 공동의 과제로 자리잡은 언론개혁이 2기 운동시대에 맞게 현수준보다 높은 단계의 제시민사회노동종교단체들간 유기적인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주동황 광운대 교수는 운동방식 면에서 "언론시민단체가 스스로 상시적 모니터 체계를 갖춰 순발력 있는 보도비평 기능을 키워내고 전략사업으로 거대담론보다 피해자 발굴 등 구체적 대상과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운동을 주도해온 내부역량에 대한 문제에 대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격하게 운동 동력이 떨어진 것에 대해 내부적 요인이 크다고 진단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언개연 조직 정비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이밖에 과제로 임동욱 교수는 기자들의 이권개입이나 촌지수수를 막기 위한 기자실 폐쇄나 계도지 문제도 해결해야할 숙제로 제기했다. <이영순기자>/ 언론노보 323호(2002.2.2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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