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보스톤 항의단 IPI에 문건 전달


CBS 보스톤 항의단, 권호경 사장의 부적절한 정치적 처신과 언론탄압 상황을 담은 문건 IPI에 공식 전달
권호경 CBS 사장의 부적절한 정치적 처신과 언론탄압의 실상을 전 세계 언론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미국 보스톤을 방문중인 CBS 노조(위원장 민경중) 대표단은 2일 오전(현지시간) IPI(국제언론인협회) 요한 프리츠(Johan P. Fritz) 사무총장에게 권사장 문제와 CBS 상황을 담은 문건들을 공식 전달했다(문건 내용 4면). CBS 대표단이 IPI 측에 공식 전달한 문건들은 권호경 사장의 부적절한 정치적 처신과 언론탄압에서 비롯된 현 CBS 사태를 정리한 자료들과 이와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최문순 위원장이 IPI에 보내는 공식서한, 그리고 IFJ(국제언론인연맹)와 RSF(국경 없는 기자단)의 CBS 사태 조사내용 등이다.
CBS 대표단은 보스톤 현지에서 IPI 총회를 취재중인 각 국의 취재기자들에게도 똑같은 문건들을 배포하고 CBS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에 앞서 4월 30일 IPI 부회장은 개막연설에서 "IFJ의 에이든 화이트 사무총장이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는 전 세계 언론인들의 실상을 전하면서 언론사 사주나 사장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요청을 해왔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지난 4월말 서울을 방문한 화이트 사무총장은 IPI 측에 CBS 문제 등을 설명하면서 이에 대한 시정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30일 보스턴 현지에서 CBS 노조 대표단과 권호경 CBS 사장간의 '역사적인 만남'이 이뤄졌으나 권사장이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대화 자체를 의도적으로 회피해 의미있는 면담이 성사되지는 못했다. 노조 대표단은 IPI 개막식 직후 회의장 앞에서 마주친 권사장에게 "작금의 CBS 사태와 관련해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눠보자"고 요청했으나 권사장은 "서울에 돌아가서 얘기하자"며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CBS 노조 대표단과 권사장의 보스톤 조우는, 권사장의 의도적인 회피로 비록 '짧은 접촉'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CBS 언론자유운동사에 큰 획을 긋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아니라 언론사 사장의 부적절한 정치적 처신과 언론사 사주 또는 사장에 의한 언론탄압에 대해 전 세계 언론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경각심을 일깨워줬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고 하겠다.
특히 IPI 총회에 참석한 20여명의 한국 언론사 사장들과 수행원, 취재기자들은 CBS 노조 대표단의 활동으로 CBS 사태와 한국의 언론상황이 국제적인 관심사로 부각되는 것을 보고 놀라움과 함께 큰 관심을 표명해 눈길을 끌었다. IPI는 세계 언론사 사주들과 사장들의 모임으로,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4월 29일부터 5월 3일까지 보스톤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총회에는 한국의 언론사 사장 20여명을 비롯해 70여개 국 언론사 사장들이 참석했다CBS 노조 대표단의 민경중위원장과 김선경기자는 IPI 측으로부터 프레스카드를 공식적으로 발급 받아 IPI 총회 전 과정에 대해 자유스러운 취재활동을 벌였으며, 이에 따라 항의시위 등의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다.


/ 언론노보 280호(2000.5.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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