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소식 접한 단병호/최문순 위원장 즉석 축사

KBS산별 개표현장


가슴졸인 시작, 환호로 끝난 개표

5월 30일 저녁 7시. 산별건설을 위한 KBS조합원 총투표를 마감하는 시간.
KBS노동조합의 간부들과 조바심이 난 열성조합원들이 노동조합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오후가 되면서 산별건설에 반대 할 것으로 추측되는 조합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각 투표소로부터 전해져 오면서 개표장이 될 노동조합 사무실은 긴장감이 높아 갔다.
그러나 '설마 통과야 안되겠어' 하는 기대 속에서도 최악의 사태를 우려하는 소리도 있었고, 낙관하는 사람들도 지지율이 그리 높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 놓고 있었다.
투표 종료 직후 지지율이 낮을 것이라고 예상된 본사(이 예상은 개표결과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의 투표율이 높다는 잘못된 정보가 전해지면서 노동조합 사무실의 긴장은 더욱 높아 갔다.
여기저기서 부결되면 사라져 버릴테니 찾지 말라는 푸념들이 터져 나오고…
잠시 후 본사 투표율이 알려진 것만큼 높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자 저마다들 통과를 자신하는 목소리가 늘어갔다.
그러나 불안함은 여전해서. 본사 투표함을 서둘러 개봉하자는 의견들도 있었다. 그동안 여러차례 투표 때마다 지역지부의 투표함이 도착한 이후 개표를 하던 관행을 이번에는 깨고 싶었던 게 개표장을 지키는 KBS관계자들의 조바심이었다.
그 조바심을 누르고 저녁 식사를 한 뒤 저녁 8시 반 시작된 개표.
송·중계소를 대상으로 한 부재자 투표함을 개봉하면서 개표장을 지켜 본 사람들의 얼굴엔 아연 희색이 돌았다. 좋은 조짐.
이어 개봉한 신관 투표함. 모든 우려는 사라지고 모든 사람들이 기뻐했고, 서둘러 환호를 지르는 이들도 있었다. 표수를 헤아리기도 전에 서로 기쁨의 악수를 나누었다. 개표는 10시에 끝났다. 소식을 들은 언론노련 최문순 위원장도 달려 왔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82%의 지지. KBS 노조 조합원들의 위대함을 확인하는 자리였고, 기쁨에 달려오신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의 격려사를 통해 한국 노동운동의 새로운 역사가 열기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언론노보 282호(2000.6.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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