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협서 24% 인상 가볍게 쟁취

13년 투쟁 외길 걸으며 동지애 확인


KH 내경 노동조합은 의외로 강성인 것같아요
우리 조합원들이나 대의원들이 외부 모임이나 행사에 가면 심심찮게 듣는말 중 하나다. 물론 우리의 조합활동을 높이 평가하는 분들의 격려성 얘기다. 신문특성으로 보나 조직규모로 보나 조합활동이 그저 그럴 것 같은데 예상외로 조합이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KH 내경 노동조합은 지난 13년간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보
다 훨씬 거칠고 힘든 길을 걸어왔다.
쟁의발생 신고 전체 조합원 투쟁결의 파업찬반투표 가결.
KH 내경 노보인 뿌리를 대충 훑어보더라도 그동안 조합이 걸어온 길이 어떠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갈등과 대립의 시기도 많았고 수차례 곡절과 위기의 순간을 맞기도 했다. 지난 IMF때는 더욱 그랬다. 무차별한 구조조정과 전례없는 임금삭감 속에서 조합원들이 감내한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함께 수십년간 일했던 동료들을 떠나 보내는 것은 물론 열악한 임금수준과 격무에 시달려야했다.
그러나 우리조합은 그럴수록 더욱 강하게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부서간 또는 업무적으로 갈등을 빚다가도 조합안에서는 늘 끈끈한 동지애와 일체감으로 뭉쳐왔다.
우리조합은 지난달(5월) 올해 가장 큰 임무라고 할 수 있는 임금협상과 단체협상을 모두 마무리지었다. 조합은 올해 임금협정에서 사측과 총액대비 24%인상에 합의했다. 그동안 임금삭감과 동결을 감내해온 조합원들에게 그리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찬반투표에서 77%이상의 높은 지지율을 보내주었다.
올해 큰 농사는 끝났다고 하지만 사실 이제부터 해야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
우선 올 임금협상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연봉제 계약직사원(비조합원)들의 임금인상과 복지수준 향상도 중요한 과제중 하나다.
틈만 나면 편집권의 자율성과 보도의 공정성을 침해하려는 외부세력과 자본 등에 대해서도 감시를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 같다.
KH 내경 노동조합의 현 조합원은 276명.
한때 500명을 훨씬 넘었던 것에 비해 거의 반으로 줄어든 인원이지만 단결력과 조합활동은 오히려 2배로 커졌다고 자부한다.
의외로 강성인 노조가 아니라 역시 강한 노조가 바로 KH 내경 노동조합이다.

코리아헤럴드 내외경제신문 노동조합 선홍실장 이정환


/ 언론노보 282호(2000.6.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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